"영유아보육경비 이관 불분명…우려"
정근식 "교육재정, 긴 미래 보며 확보"
학비연대·전교조, 교육감 향해 농성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17개 시도교육감은 21일 총회를 열고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으로 인해 어린이집 관련 업무가 교육청으로 이관될 경우 교육 현장에 미칠 영향에 우려를 표명했다. 또 고교 무상교육을 위한 정부지원을 명시한 특례 조항이 일몰됐을 때의 방안을 논의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1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제100회 총회를 개최하고 ▲교원 정원제도 개선 ▲나이스 학생 교육비 시스템 기능 개선 ▲'기부금품의 모집·사용 및 기부문화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교육기관 급식인력(조리실무자) 대체 일용근로자 채용 시 안전보건교육 인정 범위 확대 법령 개정 ▲유보통합 3법 개정안 ▲지방교육재정 등 6가지 안건을 의결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의결된 안건을 교육부에 건의하는 절차를 거친다.
17개 시도교육감은 유보통합과 관련, 일명 유보통합 3법으로 불리는 '영유아보육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이날 총회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존 지방자치단체장이 부담하고 있는 영유아보육경비 이관이 불분명한 상태"라며 "어린이집 관련 업무가 교육청으로 이관될 경우 교육 현장에 미칠 영향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보통합의 안정적 실현과 상향평준화를 위해 누리과정 지원 재정인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를 확대 개편한 특별법을 교육부에 요청했다.
고교 무상교육의 예산 지원 의무를 명시한 특례 규정이 오는 12월 31일 일몰(법률 효력 상실)되는 가운데 시도교육감들은 "특례 법안 실행이 시도교육청 재정에 부담되지 않도록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을 논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강은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2024년, 시도교육청은 교육발전특구, 늘봄학교, AIDT, 유보통합 등으로 바쁜 한 해였다"며 "올해 시작된 교육 정책이 교육 현장에서의 성공 경험으로 이어져 한층 더 깊이 뿌리내리는 2025년이 되도록 앞으로도 모두 힘을 모아 주기 바란다"고 했다.
◆정근식 "교육재정, 긴 미래 내다보며 확보돼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서울시교육감으로서 처음으로 시도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한다"고 인사했다.
그는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있다. 단기적인 경제 논리만이 아닌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입장에서 긴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적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교육활동이 이뤄지도록 교육재정이 확보되고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교 무상교육의 지속적 지원 등 적절한 정부의 재정 지원과 함께 안정적인 지방교육재정 확보로 필수적 교육활동이, 지역별 특색있는 교육활동이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100회를 맞은 이번 총회는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주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교육은 이념이 아니라 가장 생활 밀착형의 정책이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며 "모든 아이들이 공평한 기회를 누리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와 교육청 간 더욱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총회장에서 갑자기 피켓을 들고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학비노조 소속 노조원들은 교육감들을 향해 "198만원으로 한 달 못 산다" "집단입금교섭 타결 결단하라" 등 구호를 외친 뒤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들은 진전된 교섭안 제출, 임금체계 개편 협의 기구 구성 등을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불발됐다며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총회가 열리는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보통합과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중단을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