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소유, 크롬 매각 뒤 시장 재진입 금지 등
독점 해소방안 효과 없으면 안드로이드 매각 요청도
구글, 항소 예고…소비자 피해 우려 목소리도 나와
2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워싱턴DC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이렇게 요청하면서, 매각이 검색 시장을 구글의 오랜 지배에서 해방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등 검색엔진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수단을 통제하고 있어 반경쟁 행위를 해소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는 구글의 브라우저 소유 금지, 크롬을 매각한 뒤 5년 간 브라우저 시장에 재진입 금지, 검색 또는 쿼리(데이터 베이스에서 정보를 요청하는 작업) 기반의 AI 제품 또는 광고 기술 분야에서 경쟁사 소유 또는 투자 금지 등을 요청했다.
법무부는 구글이 검색 서비스에 유리한 환경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구제책으로도 반경쟁적 행위를 중단하지 못한다면 구글이 안드로이드에서도 철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법무부는 구글이 경쟁사와 잠재적 경쟁사에 검색 인덱스(데이터 수집 도구)를 공개하고, 개인정보보호 조건 하에 사용자·광고 데이터를 10년 간 무상 제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법무부는 출판사, 웹사이트 등 업체들의 콘텐츠가 구글의 대형언어모델(LLM)을 훈련하는 데 사용되거나, 인공지능(AI) 생성 자료로 제공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옵션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법무부는 구글이 자사 검색엔진을 웹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만들기 위해 애플 등에게 연간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는 것도 중단해야 한다고도 요청했다. 이는 구글과 법무부 간 법적 공방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법무부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구글의 행위로 인해 경쟁 환경이 공평하지 않으며, 구글의 품질에는 불법적으로 획득한 이점의 부정한 이득이 반영돼 있다"면서 "구제책은 이런 격차를 메우고, 구글에서 이런 이점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요청은 구글이 통신사, 브라우저 개발업체, 애플 등 기기 제조업체와 독점 계약을 맺고 수십억 달러를 지불해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굳혔다는 판결이 지난 8월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구글 측은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FT는 구글이 아마도 위험성이 큰 복잡한 소송을 몇 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소송에도 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은 크롬과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를 검색·연결광고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구글의 수익은 검색·연결광고 사업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 측은 "이 구제책은 검색을 넘어 구글의 다양한 제품을 망가뜨리고 AI 투자를 냉각시킬 것"이라면서 "법무부는 사건의 핵심인 계약에 집중하기보다는 미국인과 미국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에 해를 끼칠 급진적인 개입주의를 추진하기로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크롬을 매각하게 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브라우저에 대한 통제권을 잃게 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크롬을 분사시키면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FT는 보도했다. 브라우저의 보안을 유지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는 회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 당국은 최근 몇 년 간 구글 외에도 메타,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들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을 진행해 오고 있다. 새로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와 같은 강경 조치를 이어나갈지 말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F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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