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지방검찰청과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해양범죄연구회와 함께 지난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18회 해양범죄연구회 세미나'를 열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해양범죄 실태진단과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로 최근 나날이 발전하는 해양 범죄의 실태를 진단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각 분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발표가 이뤄졌다.
또 '해양 마약범죄 수사 관할 범위 고찰'을 주제로 남해해경에서 올해 1월 단속한 '부산 신항 코카인 100㎏ 밀수' 사건 관련 대규모 해양 마약범죄의 심각성과 해경의 적극적인 수사 필요성을 알리고, 검찰 등 유관기관 간의 협조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지난 1월15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 정박 중인 화물선 A호(7만5000t급)에서 코카인 100㎏이 발견됐다. 당시 코카인은 씨체스트(선박의 운항에 필요한 해수를 공급하기 위해 선저 밑 부분에 해수가 유입되도록 만든 공간)에 숨겨져 있었다.
이와 관련해 발표에 나선 남해해경청 박기정 수사과장은 "올해 1월 부산신항 코카인 100㎏ 밀반입 사건 등 대규모 마약범죄에 대한 해경의 대응이 필요하나 관할권 문제로 수사 지연 등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해경의 직무 범위는 '해양 관련 범죄'로 제한돼 있어 해양을 통해 육지로 유입된 마약 관련 수사인 경우 해양 관련성을 추가로 입증해야 하는 등 수사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이어 박 과장은 "미국의 마약수사 전담조직 DEA는 선박을 이용한 대규모 해양 마약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정보(마약류 발송) 및 자국 내 육상 정보(마약류 주문 및 구매)를 기초로 연계·확대 수사를 통해 즉시성 있는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검찰을 중심으로 마약범죄특별수사본부 수사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마약류 범죄에 공동 대응하는 등 초관할적인 마약류범죄수사의 초석이 마련됐다"며 "부산지검과 남해해경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부산지검 주관으로 실무협의체 정기 회의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향후 보다 제도적·행정적 뒷받침이 따라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패널은 "수사관할권 유무는 수사의 효율이 아닌 위법성의 문제이므로 그 위법성 시비가 없도록 수사 초기부터 엄격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지검 이재표 마약전담 검사는 "해양에서 육상으로 이어지는 마약범죄의 특성상 폭넓은 수사관할권이 필요한 것에 대비해 수사초기부터 경찰과 해경의 협업이 필요하고, 검찰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지검은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각 유관기관 간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해양 범죄에 관련된 법적 문제점 등에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해양범죄연구회는 2011년 '소말리아 해적 사건'을 계기로 다양화·지능화돼 가는 해양 범죄에 능동적으로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발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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