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미 사우스다코타 주에 K푸드 현지 공장 건설
'자국 우선주의' 앞세운 트럼프 2기 대응한 투자 전략 해석
임원인사도 전년보다 3개월 앞당겨…선제적 경영 행보 주목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내년 2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내외 급격한 경영 변화에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 2025년 정기임원인사를 전년보다 3개월 가량 앞당겼고, 7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현지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21일 CJ제일제당은 약 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Sioux Falls)'에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CJ제일제당의 미국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이뤄졌으며, 오는 2027년 완공이 목표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의 부지에 건설되며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이다.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에도 1000억원을 투자해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Dunavarsány)에 부지를 확정 짓고 설계에 들어갔다.
미국이 해외 사업에 있어 핵심 시장인 만큼 유럽 대비 대규모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 국가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미국 시장 매출은 1조1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했다.
이는 전체 CJ제일제당 해외식품사업(1조4031억원)의 83.7%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CJ제일제당이 향후 바이오 사업부를 매각할 경우 판매 대금을 해외 식품사업에 재투자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를 6조원 규모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적극적인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대한 CJ의 대응책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재임 기간 미국 현지에 투자를 단행한 업체를 노골적으로 선호했으며, 보호무역주의 일환으로 관세 인상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성향에 맞춰 '맞춤 대응책'을 들고 나왔다는 분석이다.
현지에 공장을 건설할 경우 향후 관세 인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운송비 등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재현 회장은 내년 2월 트럼프 2기 출범에 발맞춰 임원인사를 앞당기고 선제 대응에 나섰다.
CJ는 지난 18일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지난해보다 3개월 앞당기고,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를 지주사 CJ 경영지원대표로 선임했다.
허 대표는 그동안 CJ그룹이 대내외적 불안정성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적극적인 실행력을 바탕으로 그룹 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불안정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 속에서 허 대표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의중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K컬처 열풍을 등에 업고 성장하고 있는 CJ그룹이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라며 "격동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인 해외 식품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 등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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