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지은 신재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내 주식 투자자와 산업계를 잇달아 만나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민생 경제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실용주의'를 앞세워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로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다잡으며 사법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에서 주식 투자자와 간담회를 열고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추진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 대표는 "이사가 실제 주주의 이익이 되도록 행동할 의무가 있다"며 "지배권 남용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이 바로 이사의 충실의무조항을 개정하는 것으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동시에 이번에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권 남용과 시장의 불투명성, 한반도 안보 리스크 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국내 주식시장은 살아나기 쉽지 않다"며 "자본시장과 정치 상황이 정상화된다면 주식 가치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라가고 코스피 지수가 45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

상법 개정으로 인한 소송 남발 등으로 기업의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해결이 필요하다 했다. 그러면서 기업인이 배임죄로 기소당하고 처벌받는 문제를 공론화할 때가 됐다며 처벌 규정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배당 성향이 낮은데 이는 배당소득세가 높은 탓도 있다"며 배당소득세 인하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이 대표는 오후에는 국회에서 한국무역협회와 간담회를 열어 산업계의 고충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는 AI(인공지능) 등 신기술 분야 육성과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네거티브 형태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 대표는 "신산업·신기술 네거티브 규제 도입은 최대한 빨리 추진해야 한다"며 "이는 대선 때 공약이기도 하다"고 돌이켰다.

이와 함께 주 52시간제·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완화 등의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21일에는 정치적 고향인 수원을 방문해 민생 챙기기를 이어간다. 수원 못골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곧이어 지역사랑상품권 국고 지원을 위한 전통시장·소상공인 간담회를 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로부터 지역 경제의 침체 상황을 공유하고, 윤석열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삭감을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본인의 재판에 대한 언급은 자제한 채 경제 메시지에 주력했다. 그는 "경제도 민생도 너무 어렵다"며 "국가 역량을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총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가뜩이나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  때문에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에 의한 기술 유출은 국가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며 "민주당은 가해 기업에 자료 제출을 강제하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를 포함해서 중소기업 기술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힘주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소상공인, 교육 등 분야별 간담회를 진행한다"며 "지속해서 민생경제를 챙겨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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