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위원회, 중국에 부여한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 철회 권고

기사등록 2024/11/20 15:31:20 최종수정 2024/11/20 17:16:16

미, 中의 WTO 가입 한 해전 타국과 동등한 무역 지위 부여

中 대사관 대변인 “중-미 관계를 냉전시대로 돌리는 것” 반발

미 농촌 출신 의원과 경제학자, 기업 단체 “미국에도 불리” 반대

미 의회 경제안보검토위원회 로고.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미국 의회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무역상의 특혜 대우 지위를 철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연례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에 부여한 ‘상시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는 중국이 지적재산권 도용 및 시장 조작과 같은 관행에 관여에도 불구하고 미국 동맹국과 동일한 무역 조건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중국의 PNTR 지위를 철회하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조치에는 주로 공화당 의원들이 대거 동참했다.

미 의회는 2000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에 한 해 앞서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 관행을 자유화하는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중국에 우대 지위를 부여했다.

이러한 지위로 중국은 미국의 WTO 공약에 따라 미국과 무역하는 대부분 국가와 동일한 기본 관세 및 특혜를 받았다.

이를 폐지하면 광범위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고, PNTR이 승인되기 전에 이루어졌던 것처럼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한 연례 검토가 시작될 수 있다.

WTO 규정에 따르면 미국은 국가 안보 등 예외 규정에 따라 해당 국가의 무역 이점을 철회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러시아에 대해 예외를 적용했다.

2000년 10월 의회가 설립한 독립 위원회인 USCC는 미-중 무역 및 경제 관계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의원들에게 보고한다.

위원회의 19일 권고안은 지난 1년 동안 정부, 기업, 연구 기관의 전문가 59명이 참여한 6차례의 청문회에서 나왔다. 12명의 위원회 위원은 의회에서 임명한다.

위원회는 중국의 지위 폐지를 노골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과거에도 중국의 PNTR 지위를 표적으로 삼았다.

2022년에 위원회는 미국 무역대표가 중국이 1999년에 미국과 체결한 WTO 시장 접근 협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의회에서 중국의 지위를 정지하는 것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 중 한 명인 제이콥 헬버그는 18일 ”중국이 WTO 약속을 이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헬버그는 중국 제조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 미국의 공급망이 국내로 다시 돌아오는 것을 앞당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자고 주장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19일 ”중국-미국 무역 및 경제 관계를 냉전 시대로 되돌리려는 시도는 WTO 규정을 위반하고 두 나라의 공동 이익을 해치고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뿐”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보도했다.

지난주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 존 무레나 위원장(공화·미시건)은 중국에 대한 PNTR을 철회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는 미국 무역대표부 캐서린 타이 대표가 중국이 여전히 WTO 규범 및 원칙에 반하는 ‘경제와 무역에 대한 국가 주도적이고 비시장적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평가를 인용한 것이다.

무레나르의 법안은 비슷한 권고안을 내놓은 작년 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아칸소주 톰 코튼과 플로리다주 마르코 루비오(현재 도널드 트럼프의 국무장관 지명자)를 포함한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과 트럼프 첫 임기 무역대표부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등이 협정 폐지의 주요 지지자였다.

경제학자와 기업 단체는 중국의 무역 지위를 철회하면 인플레이션이 증가하고 대부분의 미국 부문, 특히 소비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가 없더라도 미국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농촌 지역 공화당원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은 중국의 지위 철회에 반발했다.

양국 관계의 거의 모든 측면을 다루는 보고서는 793쪽으로 이중 32개의 권장 사항이 포함됐다.

USCC는 또한 의회에 전자 상거래 상품에 대한 최소한의 면제를 종료할 것도 요청했다.

100년 된 무역법에 규정된 이 면제는 800달러 미만의 상품이 관세 없이 덜 규제적인 검토를 거쳐 미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 규정 때문에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쉬인과 테무 등을 통한 소액 제품 구입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최소한의 허점이 미국의 일자리를 해치고 중국 기업이 펜타닐 관련 물질을 포함한 불법 제품을 미국으로 밀반입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원회의 권고안은 구속력은 없지만 트럼프의 당선과도 맞물려 파급력이 있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