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냐 vs 콘크리트냐
2026년 3월 개교 앞두고 논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 삼일여고에서 교명을 바꾼 삼일고의 개축 공사 방법을 두고 재단 측과 교육청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재단 측은 2026년 3월 재개교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공사 기간이 비교적 짧은 '모듈러공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울산시교육청은 기존 설계대로 '철근 콘크리트 공법'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20일 울산삼일고 재단인 울선학원과 시교육청에 따르면 삼일고는 2020년 교육부 건물 안전진단 결과 붕괴 위험 수준인 D등급을 받은 후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건물 개축 후 2026년 3월 신입생 유치 및 재개교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개교까지 17개월여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기간 준공이 가능할 지를 두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단 측은 철근 콘크리트 공법으로 공사를 추진하면 공사 기간이 20개월 정도로 예상돼 개교 연기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개교 후에도 공사가 진행돼 학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는 게 재단 측의 주장이다.
재단은 현재의 RC(벽돌) 공법으로는 기간을 맞추기 힘든 만큼 1층은 RC로 하고, 2·3층은 모듈러(조립식 이동 건물)로 짓는 방안을 원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벽체와 창호, 배관, 욕실을 포함한 개별 주거 공간을 박스 형태로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전체 공정의 80% 이상이 공장에서 이뤄진다.
공사 기간을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보다 30%가량 줄일 수 있고 적은 인력으로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모듈러 공법의 최대 장점이라는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모듈러는 현재 과밀학급 문제 해결을 위한 임시 교실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반면 시교육청 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임시 건물인 모듈러가 아닌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삼일고 건축 방법은 이미 공모를 통해 설계가 끝났고 예산도 교부됐다"며 "기존 현상에 설계가 맞춰져 있는데 모듈러로 변경한다는 게 납득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모듈러는 다양한 공간 구성이 어렵다"라며 "임시 교사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내구성 문제에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일고 관계자는 "학교가 적기에 개교해야 학부모들의 시름을 덜 수 있다"며 "2026년 3월 재개교를 위해 교육청과 재단이 뜻을 같이 한 만큼 무조건 모듈러에 대해 반대만 하지 말고 전국 모듈러 학교 공사현장 답사 등을 하면서 뜻을 좁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 남구 선암동과 울주군 청량읍 일대 유일한 고등학교인 삼일여고가 2026년 3월 울산삼일고로 교명을 변경하고 남녀 공학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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