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도로공사 시공사에 건설기계를 빌려준 임대인이 장비와 군내버스 간 교통사고로 발생한 수리비를 배상하라고 낸 소송에서 1심은 패소했으나 2심에서는 일부 승소했다.

법원은 교통사고 유발 책임이 인정된 버스운송조합이 건설기계 임대인에게 수리비 상당 손해배상액의 60%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민사2부(항소부, 부장판사 이흥권)는 건설기기 임대업자 A씨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도로 포장공사 건설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취소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1심 판결(원고 패소)을 취소한다. 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A씨에게 567만6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도로 포장 공사를 하는 모 건설업체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사측에 건설기계인 노면 파쇄기 1대를 빌려줬다.
 
해당 건설사는 2021년 11월5일 전남 신안군의 한 도로 포장 현장에서 A씨에게 임차한 파쇄기로 공사하던 중 파쇄기가 신안군 소유 군내버스와 측면충돌하는 교통 사고가 났다.

파쇄기 소유주인 A씨는 "버스 기사가 도로 포장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서 도로 폭과 차량 간 거리를 확인하며 운행할 주의 의무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시공사 역시  현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사고 방지 안전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사고로 청구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버스기사 측 과실 만은 인정하며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시공사의 안전 조치 소홀에 따른 사고 유발은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버스가 폭이 좁은 도로를 서행하면서 옆 차선에 있던 건설기계와의 간격을 고려하지 않고 만연히 직진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게 손해 배상 의무가 있다. 다만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와 도로 구조, 사고 경위와 전후 사정 등을 고려해 연합회의 손해배상책임을 전체의 60% 정도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수리비 지출액으로 주장한 1995여만원 중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 수리비를 946만원으로만 산정, 버스 조합 측에 해당 금액의 60%가량을 손해배상하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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