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인사들 모르는 사이" 위증 혐의
1심, 5가지 공소사실 중 2가지만 유죄 인정
2심, 혐의 모두 유죄 판단…"사건 축소 급급"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20일 오전 위증 혐의로 기소된 장씨 전 소속사 대표 김모(54)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는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서 거짓으로 증언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의원은 2009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장씨 사건과 관련해 조선일보사 임원 등의 실명을 언급했는데, 조선일보 측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당시 2012년 11월 이 전 의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선일보 측 인사에 대해 '모르는 관계였다' 또는 '우연히 (술자리에서) 만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장자연 등 소속 연예인을 폭행한 적 없다'고도 증언했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019년 5월 '장자연 리스트'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씨에 대해 위증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검찰은 수사결과 김씨의 재판 증언들이 위증이었음을 확인하고 기소했다. 김씨는 검찰 수사단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재판 과정에서 방정오 TV조선 부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방용훈 전 코리아나 호텔 사장 역시 증인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이제 막 연예활동을 시작한 장씨가 소속사의 관여 없이 (방 전 사장이 있는) 식사 자리에 스스로 가서 인사를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피고인이 적어도 식사 당시 방용훈의 참석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자연 등 소속 연예인을 폭행한 적 없다'는 증언 등 다른 혐의들에 대해선 제출된 증거만으로 허위 증언이라 보기 어렵다고 했다.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포함해 김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김씨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씨가 소속된 기획사를 운영하며 그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며 "당시 피고인은 일본으로 도망가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관련 형사재판에서 증언 내용, 이 사건에서 보이는 일련의 태도를 보면 피고인이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미안함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도 의문"이라며 "피고인의 진술은 이 사건과 아주 중요한 관련이 있고,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사안이 가볍지 않고 죄질도 좋지 않아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고불리 원칙, 공판중심주의, 위증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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