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가짜 투자 광고 게재해 유인…86명 피해
공모 일정 알려진 '인기 비상장 주식' 활용 범행
투자자문업체·증권사 직원 사칭해 매수 권유도
경찰 "출처 불분명 사이트·SNS 광고 주의해야"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공모주 열풍을 틈타 상장 예정인 주식 투자를 빙자해 86명으로부터 15억원을 가로챈 국내 사기 범죄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범죄집단 조직·활동 혐의를 받는 조직 총책 A씨와 관리책, 유인책(상담원) 등 9명을 검거해 이달 초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A씨는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로또 예측 사이트 회원, SNS 투자 광고를 보고 개인정보를 남긴 사람을 대상으로 비상장 주식 투자를 권유한 뒤 실체가 없는 주식을 매도하는 것처럼 가장해 15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비상장 주식 매수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사회관계망(SNS)상에 동영상 투자 광고를 게재하거나 가짜 비상장 주식 거래 사이트를 만드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언론보도를 통해 공모 일정이 알려진 비상장 주식 중 관심이 큰 종목들을 범행에 활용했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공모 절차에 참여해도 높은 경쟁률로 인해 많은 주식을 배정받을 수 없다는 점을 이용했다.
당초 폐쇄된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의 유료회원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범행을 시도하던 일당은 성공률이 떨어지자 지난 8월부터는 SNS에 '고수익 보장' 동영상 광고를 게재하고, 여기에 접속한 사람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수집해 전화를 걸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투자자문업체와 증권사 직원을 사칭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8월 피싱 피해 사건을 수사하던 중 '경찰이 피싱 피해금을 환급해 줬다'는 내용의 기사를 활용해 자신들의 손실 보상이 적법한 절차인 것처럼 가장한 일당의 수법을 확인하고 이번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금액은 한 사람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절차를 통해 환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유명 기업의 기업공개(IPO)와 맞물려 공모주 청약에 관심이 집중되자 가짜주식을 판매하는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사이트에 회원가입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SNS 광고에 개인정보를 남겨선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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