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수십 명의 마약 중독자들에게 무제한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7개월간 약 15억원을 벌어들인 의원 관계자들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강력범죄수사부장)은 약 14억600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과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투약 영업해 온 A 의원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A 의원 소속 의사 서모씨와 의원을 개설해 범행 장소를 제공한 이모씨, 사무장 박모씨 등 병원 관계자와 중독자 20여명을 입건해 수사한 뒤 의원 관계자 6명과 중독자 1명을 각각 구속기소, 나머지 24명을 불구속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의료용 마약류 전문수사팀을 운영하며 식약처와 합동으로 서울 소재 프로포폴 오·남용 병·의원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A 의원의 범죄 정보를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의원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료기관 출신인 상담실장과 간호조무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 사무장, 의료기관 개설자, 자금관리책인 폭력 조직원이 합심해 약 7개월 만에 14억600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불법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27일 해당 의원을 압수수색 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곧 A 의원 개설자와 사무장, 상담실장, 자금관리책인 폭력조직원,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간호조무사 등을 구속기소 했다. 의사 서씨의 경우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으나 검찰이 보완 수사 후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의원은 프로포폴 중독자들이 결제한 액수에 따라 약품을 무제한적으로 투약했다고 한다. 한사람이 하루에 최대 결제한 프로포폴 대금은 1860만원에 달했으며, 10시간이 넘게 투약을 지속한 중독자들도 있었다.

중독자들에게 불법 투약한 범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프로포폴을 투약한 적 없는 260명에게 총 8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처방했던 것처럼 식약처에 허위 보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A 의원의 영업 과정에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도 빈번하게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의사가 아닌 상담실장이 중독자들에게 주사할 투약량을 정하고, 간호조무사들이 의사의 관리 감독 없이 약을 주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417회에 걸쳐 약 14억580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판매하고 투약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병원이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다른 마취제 등과 섞어 프로포폴로 둔갑시킨 뒤 중독자들에게 판매하고 투약한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 확인한 에토미데이트의 의존성을 토대로 마약류 지정을 적극 건의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식약처와 공조해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유통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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