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스크 균열 생겼나…친머스크 장관 후보 탈락

기사등록 2024/11/20 11:38:30 최종수정 2024/11/20 13:44:16
[버틀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5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열린 유세 행사에 함께 참석한 모습. 2024.11.19.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8일(현지시각)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교통부 장관으로 숀 더피(53) 전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위스콘신)을 지명했다. 당초 트럼프 인수위의 '신흥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과 친분 있는 우버 임원 출신 에밀 마이클을 장관으로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불발됐다.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장관 후보가 더피 전 의원에게 밀리면서 트럼프 당선인 측근 간의 알력 다툼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더피 전 의원을 교통부 장관에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더피 전 의원에 대해 "검사로 경력을 시작해, 의회에서 활동하는 동안 재정 책임, 경제, 농촌 개발 등에서 존경받는 목소리를 냈다"며 "그는 미국 고속도로와 터널, 교량, 공항을 개선하고 댐이 국가 안보를 해치지 않으면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 숀 더피 전 공화당 하원의원(위스콘신). (사진=뉴시스DB) 2024.11.19.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 북부 애슐랜드 카운티 지방 검사로 경력을 시작한 그는 2011~2019년 공화당 소속 위스콘신 하원의원을 지내다가 선천적 질병을 갖고 태어난 신생아 딸을 돌보기 위해 2019년 9월 사임했다.

2020년부터는 폭스뉴스에서 정치 분석가로, 지난해부터는 폭스비즈니스 '더 바텀 라인'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배우자 역시 폭스뉴스 진행자다. NYT는 더피 전 의원이 방송인 출신이지만 다른 지명자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업무 역량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더피 전 의원의 교통부 장관 지명을 두고 현지에선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초 머스크는 우버의 전 임원인 에밀 마이클을 장관으로 공개 지지해왔고, 인선 하루 전까지만 해도 그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기 때문이다. 결국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머스크의 월권 논란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 역시 "머스크 CEO와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슈타인 전 법률고문 간의 갈등이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 인선을 둘러싸고 불거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두 사람이 최근 인선과 관련 정보의 언론 유출 책임 등을 두고 크게 말싸움을 벌였다는 주장인데, 머스크 CEO가 엡슈타인이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 과정에 너무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견제하자 엡슈타인 역시 자신이 천거한 인사들에 대해 머스크가 의문을 제기한 것을 두고 발끈했다는 게 액시오스의 설명이다. 엡슈타인 전 고문은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권 도전부터 곁을 지켜 온 최측근이다.

이처럼 머스크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쾌척하는 등 재정적·정치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 대선 승리 일등 공신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입김이 커지자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에 머스크가 다소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이유에서다.

별개로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의 행보 역시 시장에 연일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트럼프 당선인이 대주주로 있는 트럼프 미디어가 가상화폐 거래소 백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백트의 주가가 162% 이상 뛰어오른 게 이를 증명한다.

이를 두고 NYT는 "억만장자 머스크가 차기 대통령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설명"이라고 평가했다. CNN 역시 "트럼프 궤도에서 머스크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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