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상 수상작가인 호주의 플래너건, 베일리 기포드 넌픽션상 수상

기사등록 2024/11/20 09:48:53

영국 작가 플래너건 가족사 다룬 "7번 질문" 으로 수상

2014년 소설 "먼 북으로 가는길 "로 맨부커상 받은 문장력

【런던=AP/뉴시스】호주 작가 리처드 플래내건이 2014년 10월 14일 영국 런던에서 맨 부커상을 수상한 뒤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그는 올해 베일리 기포드 넌픽션 상 수상작가가 됐지만 산행중이어서 시상식에 불참했다. 2024.11.20.
[런던= AP/ 뉴시스] 차미례 기자 = 호주 소설가이며 부커상 수상작가인 리처드 플래너건이 19일(현지시간) 권위있는 세계 넌픽션 문학상인 베일리 기포드 상을 수상,  이례적인 2중의 영예를 안았다. 

플래너건은 그의 자서전 겸 가족사 회고록인 "7번 질문" (Question 7 )으로 베일리 기포드상의 상금 5만 파운드( 6만3천달러.  8763만 3,000 원 )을 받았다.  이 책은 자서전과 가족사,  원자폭탄 개발 과정의 일화가 함께 담긴 실화 저작물이다.

플래너건은 2014년에 소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The Narrow Road to the Deep North)로 영국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포로였던 부친의 경험담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때 일본군이 연합군 포로들을 데려다가 태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버마철도를 건설했는데 여기에 동원된 호주인 전쟁 포로 이야기였다.

베일리 기포드 상의  톱 먼디 대표는 같은 작가가 영국 최고의 소설상과 넌픽션 상을  둘 다 수상한 경우는 "전례가 없는 완전한 이변"이라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언론인 이사벨 힐튼도  플래너건의 작품에 대해 "20세기 최대의 엄청난 상처인 사건들을 한 데 엮어낸 명상적 심포니 같은 작품"이라며 "뛰어난 개인적인 서사 능력"을 과시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힐튼 위원장은 플래너건의 소설가로서의 배경 때문에 이번 책의 창의력과 서술 능력이 더욱 뛰어난 것이었다고 말했다.

"소설가로서의 시선이 이 책에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준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플래너건은 그러나 런던의 시상식에서 직접 트로피를 받지는 못했다.  주최측은 그가 호주의 태즈매니아 우림지대에서 트레킹 중이어서 불참했다고 말했다. 
 
이번 상의 최종 심사에 오른 작품은 플래너건의 책 외에도 미국 작가 애니 제이콥슨의 "핵전쟁의 시나리오",  퓰리처상 수상자인 비에트 탄 응우옌의 자서전"두 얼굴의 사나이: 회고록, 역사, 기념물" 등이 있었다.
 
1999년에 창설된 베일리 기포드 상은 영어로 쓴 책들 가운데 현대 시사물, 역사물, 정치, 과학, 스포츠, 여행, 전기, 자서전, 예술서 등을 대상으로 심사한다. 

이 상의 출현으로 사실기반의 실록들이 더 광범위한 독자층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수상작은 존 베일런트의 기후변화를 다룬 실화 "불의 기후.  더 뜨거운 세계의 진짜 이야기"였다.

상의 이름은 후원사인 에딘버러의 자산투자 그룹 베일리 기포드에서 유래했으며  베일리 기포드사는 한 때 화석연료 채굴사업으로 인해 환경단체들의 시위와 공격의 대상이었다.

당시 시위사태와 논란 때문에 이 회사는 에딘버러 국제 도서축제를 비롯해 여러 개의 영국 도서 축제에 대한 후원을 중지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문화계에서는 학술과 예술분야 후원금을 고갈 시키는 처사라는 비난 까지 잇따라 후유증이 컸다.  지금은 문학 부문의 지원을 재개하기 위해 이 상을 제정했고 당분간 계속해서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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