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실시된 대선의 당선자 주장 마두로에 맞서
블링컨 "곤살레스 인정, 국민 뜻 존중하라"밝혀
이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선언한지 4개월 만의 일이다.
앤터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 날 자신의 X계정에 올린 글에서 이 같이 밝히고 "베네수엘라 국민 (유권자들)의 뜻을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논란이 많은 7월 28일의 선거 직후 곤살레스 후보가 최다표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를 정식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정하지는 못하고 미뤄오고 있었다.
마두로의 충성파로 채워져 있는 베네수엘라의 국가선거위원회는 개표가 끝난 뒤 단 몇 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했다.
이전의 대통령 선거들과는 달리, 선관위는 이번에는 자세한 득표 결과와 집계 내용을 발표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야당 연합은 전국의 전자투표기로부터 80%의 투표지를 회수해서 득표 결과를 계산했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발표했다.
야당 대표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그녀에 대한 출마금지로 대신 출마한 야당후보 곤살레스는 그 투표지의 검표 결과 전직 외교관인 곤살레스가 이번 대선에서 마두로보다 2배나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밝혔다.
곤살레스는 블링컨 미국무장관이 19일 이를 인정한 직후에 자신의 X계정을 통해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주권과 의사를 인정해 준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 미국의 이런 태도는 변화를 염원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명예를 지키고 우리가 함께 7월 28일 선거에서 거둔 성과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곤살레스는 9월에 베네수엘라를 떠나 이미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마두로 정부가 대선투표용지의 내용 공표에 대해 수사하면서 공범으로 그에 대한 체포령을 내렸고 출국을 방조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이 번 블링컨 장관의 발표에 인신공격으로 맞섰다.
외무부는 대선 결과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블링컨을 향해서 "바이든 정부 마지막 며칠 동안에 블링컨은 자신의 실패에 대한 반성에 시간을 보내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적 사고를 버리고 반성 회고록이나 써야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 그의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볼리바르 혁명 (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권)에 패배해서 쓴 맛을 본 자"라고 깎아 내렸다.
마두로와 그의 선관위는 미국, 유럽연합, 콜롬비아,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대통령선거 당선을 뒷받침 할 구체적인 개표 결과와 전체 집계를 다시 내놓으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이를 모두 거부했다.
선거결과에 대한 불복 시위와 선거 투명성 요구가 뒤따르자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대법원에 당선 인증을 신청했고 여당으로 채워진 대법원 판사들은 선거 결과를 인정했다. 그후 대법원은 마두로의 당선과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마두로 정부의 초청으로 대선 선거를 참관한 유엔과 미국 카터센터 참관인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선거당국이 발표한 대선 결과가 신뢰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마두로와 친분이 깊은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도 이번 주 초에 7월 대선 승리를 인정했던 의견을 번복하고 그 선거는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페트로 대통령은 브라질의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서 브라질 현지 매체 글로부뉴스와 인터뷰하는 가운데 "처음에는 베네수엘라의 선거 결과에 대해 인정하고 찬성했지만 나중에는 그 선거가 자유로운 선거가 아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페트로는 "내 생각에 그 선거는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대통령실은 변심의 이유를 묻는 언론의 빗발치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페트로대통령,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 멕시코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등은 모두 마두로와 절친한 좌파 대통령들이다. 하지만 선거 직후 논란이 많은 선거결과를 두고도 타협하려던 태도는 사라지고 지금은 모두 당선이라는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의 새 대통령 임기는 1월 10일이다. 야당 후보자( 당선자)가 망명해 부재 중인 가운데 마두로는 이미 여당 일색인 국회로부터 취임식 참석 초대장을 받아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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