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ETF 출격 이래 가장 큰 폭 상승
"투심 일시적 안정 효과…땜질식 대응 우려도"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증시 악화를 대비한 여러 수급 안정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딩'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을 거듭하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8일 이른 오전 유관기관, 시장 전문가들과 장전 긴급 회의를 열고 정부가 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가동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당장 이번주부터는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또 3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국내 증시의 수급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차 펀드는 유관기관 1500억·민간 1500억원씩 출자해 자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밸류업 펀드는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100개 기업과 지수엔 편입되지 않았지만 밸류업 공시를 올린 기업들에 투자될 예정이다.
전날 국내 주식 시장은 상승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당국의 메시지보단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1년 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전날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SDI, 삼성SDS 등 계열사들도 상승해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비중이 높지 않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2.81p(1.35%) 상승하며 밸류업 ETF 출격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밸류업 지수는 ETF 출시 하루 전인 지난 4일 수급 기대감에 힘입어 25.67p 상승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자금의 절대적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시장에 직접적인 수급 효과를 가져다주긴 쉽지 않다면서도 과도한 낙폭에 따른 공포 심리를 끊고 가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의 주가 하락 폭이 과도한 거 아닌가 하는 주의 환기 측면에서 투심 안정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수 폭락시 한번 끊고 가주는 '서킷 브레이커'의 역할, 그리고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화의) 마중물을 붓는 역할 정도는 하지 않았나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에서 증시 부양책에 나선 것은 희소식"이라며 "추가 펀드 조성을 예정했으며 절대적 자금 규모는 크지 않으나 투자자 불안 심리를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밸류업 지수 발표 두달 만의 특별 편입 발표와 ETF에 이은 밸류업 펀드 출격과 2차 펀드 조성 발표 등,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밸류업 지수 편입 기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특별 편입을 통해 종목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 종목 논란, 밸류업 ETF 출격에도 효과가 미미하자 갑작스레 1차 펀드를 출격하고 2차 펀드 조성을 발표한 것은 아닌가 싶다"며 "보다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