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동기획] 尹정부 교육개혁 상반기 돌아보니
역대 정부 풀지 못했던 돌봄 대기…올해 초1 해소돼
범 정부 총력 지원 보탬…하반기 만만찮은 과제 남아
유보통합·AI 교과서·대학 권한 지역 이양, 아직 첫 발
갈등 큰 교육과제 염두…'소통' 강조하고 나선 교육부
다만 아직 시작 단계인 개혁 과제들이 적지 않은데, 교육부는 이해관계자 의견 대립이 치열한 교육계 특성을 고려해 정부 소통을 강조하며 성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4+1 개혁(교육·의료·노동·연금+저출생) 한 축인 교육개혁은 지난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그는 이명박 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며 대학생 '반값등록금'과 자율형 사립고·마이스터고 확대, 학교폭력 대응, 대입 입학사정관제(현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많은 정책을 추진해 온 경력을 살려 현안을 정리해 나갔다.
정부 출범 초 '만 5세 입학' 혼란이 있던 돌봄 정책을 초등 늘봄학교로 정리한 것은 교육부 안팎에서 성과로 꼽힌다.
저출생 대응 차원에서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해소하겠다고 밝힌 것은 역대 정부의 과제였지만, 초등학교 돌봄을 원하는 특정 학년의 대기를 해소한 일은 처음이다.
그간 교사들은 돌봄과 방과후 교육 업무가 자신에게 전가돼 수업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반대해 왔고, 실무 역할인 교육공무직은 처우 문제를 들어 시간 확대에 반발했다. 양측은 학교에서 돌봄을 운영하는 것을 두고도 대립했다.
교육부는 늘봄학교를 학교 안에서, 대신 교사의 업무 부담은 없도록 한다는 원칙을 정해 정책을 추진해 나갔다.
지난해 1학기 인천·대전·경기·전남·경북을 시작으로 시범 사업을 시작했고, 그 해 4월 돌봄 신청자 대비 대기 수요를 1년 전 절반 가량으로 줄였다. 그러나 돌봄을 위한 교내 공간과 이를 맡을 인력 수급 문제가 과제로 꼽혔다.
교육부는 교사의 유휴 교실까지 동원했다. 기간제 교사, 퇴직교사, 자원봉사자 뿐만 아니라 범 정부 차원의 조력을 받아 방과 후 강사와 프로그램 등을 확보해 나갔다.
늘봄학교 도입 시점도 앞당겨 올해 2학기부터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도입했다. 돌봄 대기는 해소됐고, 현재 '2시간 무료 프로그램' 대상인 1학년 희망자 29만3000명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초등 1학년 전체 82.7% 규모다.
내년부터는 초등학교에 '교무실'과 '행정실' 외에 '늘봄지원실'이 생긴다. 교사들이 업무를 맡지 않도록 만든 전담 조직이다. 큰 학교에는 교사 출신 임기제 교육연구사를 실장으로 배치해 늘봄학교를 교육 관점에서 운영한다.
늘봄학교가 저출생을 겨냥하는 것처럼, 교육부는 교육개혁 비전을 '교육의 힘으로 사회적인 난제 해결'로 잡았다.
저출생과 공교육 위기, 지역 소멸 등 사회적인 난제에 대응하면서 디지털 기술의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관점이다. 그만큼 이 부총리의 교육부가 선보인 정책 과제들은 교육 분야에서도 난제들로 꼽힌다.
내년 초·중·고에 도입될 예정인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도 교실 수업의 큰 변화를 불러 올 전망이다. 교과서의 형태로 공교육 현장에 인공지능 기반의 교육정보기술(에듀테크)을 전면 도입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학에 대한 권한을 광역시도로 이양하는 '작은 정부' 기조도 대학가를 술렁이게 했다. 대학은 학생 수 감소와 동결 정책으로 등록금 수입이 줄어 교육부의 국고사업 의존도가 높아져 왔다. 이런 가운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ISE)를 내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국고를 쓰는 주체를 교육부가 광역시도와 지역으로 넘긴 것이다.
세 정책의 공통점은 모두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고 참여시켜야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유보통합은 가장 큰 쟁점인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사 자격, 양성 체계를 어떻게 합의해 내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AIDT는 초·중·고의 채택과 교사들의 적극적인 수업 활용에 성패가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학 권한 지방 이양도 광역시도 종속을 우려하는 대학가 목소리가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의 기조는 소통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온라인 소통 플랫폼 '함께학교'를 도입했다. 이 부총리는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며 가급적 매주 교사·학부모 등과 '함께 차담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54회를 개최했다.
함께학교는 이달 현재 회원 수 9만3000여명, 누적 방문 283만회, 일 평균 8000명이 방문하는 플랫폼이 됐다. 함께 차담회와 함께학교를 통해 제안된 정책 중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학교 온라인 출결 관리제도' 등 905건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됐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이처럼 소통에 방점을 찍어 왔듯이 쟁점이 큰 교육개혁 과제들의 첫 발을 뗀 데 그치지 않고 갈등을 조정해 정부 임기 안에 성과를 도출해 내겠다는 게 교육부의 목표다.
그는 "교육개혁이 현장에 안착돼 가는 과정에서 교육 현장에 있는 여러분들의 귀한 의견을 더욱 경청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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