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유 100% 라더니" 실제는 1.5% 뿐…수입업자 적발

기사등록 2024/11/19 10:49:24 최종수정 2024/11/19 11:35:49

식약처, '산양유단백분말' 수입·제조·판매 적발

3개 업체 7명 적발…2명 구속, 5명 불구속송치

[서울=뉴시스] 황재희 기자 = 우유에 산양유를 소량 담은 분말제품을 산양유 100% 제품으로 유통돼 판매된 제품 2024.11.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일반우유에 산양유를 소량 혼합한 분말 제품을 ‘산양유 100%’ 제품으로 속인 일당 7명이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유에 산양유를 소량 담은 분말제품을 산양유 100% 제품인 것처럼 속여 수입·제조·판매한 업체 3곳과 대표 등 7명(구속 2명, 불구속 5명)을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3개 업체는 A사(인도 산양유단백분말 유통·판매 총책), B사(인도 산양유단백분말 수입업체), C사(국내에서 산양유 가공식품을 OEM 생산하는 식품제조·가공업체)로, 이들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

식약처는 2023년 11월, 시중에 유통 중인 인도산 산양유 제품에서 우유 성분이 검출됐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올해 4월 유전자 분석법을 마련해 검사에 나섰다. 그 결과, 일부 제품에서 우유가 섞여있음을 확인했다. 분말의 경우 육안으로 보기에는 구분이 어려운 만큼 유전자 분석법을 실시했다.

산양유의 경우 우유보다 소화가 더 잘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비율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우유의 경우 식품위생법상 19가지 알레르기 성분을 표시해야 하지만 산양유의 경우 알레르기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날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김영조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은 “A사와 B사 대표는 산양유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이용해 산양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우유를 산양유 제품에 혼합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산 산양유 단가는 1㎏당 2만8000원 정도이며, 우유는 1만원 정도 수준”이라며 “온라인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인 쿠팡 등을 통해 판매됐으며, 오프라인은 재래시장 및 마트 같은 곳에서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A사와 B사 대표는 2023년 4월부터 8월까지 인도 제조사에 우유(98.5%)와 산양유(1.5%)를 섞은 저가의 유함유가공품을 제조하도록 요청한 뒤, 이렇게 만든 제품을 국내 수입신고 시에는 ‘산양유 100%’의 제품으로 허위 신고해 36톤 상당을 반입했다.

이어 이들은 2023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식품제조·가공업체인 C사에 불법 수입한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을 원료로 제공해 ‘산양유단백질100%’ 등 완제품 43톤을 생산하도록 위탁했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을 온·오프라인 판매처를 통해 약 41톤(18억원 상당) 유통·판매했다.

그 과정에서 또 C사는 2023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A사와 B사가 제공한 인도산 유함유가공품 대신 가격이 50% 가량 저렴한 분리우유단백을 18.3~50%까지 사용해 위반 제품 26톤(위반제품 총 생산량의 약 60%)을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단장은 “A사와 B사 대표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이 산양유로만 제조된 것처럼 허위 검사성적서를 식약처에 제출했고, 정부 수거검사에 대비해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에 타 국가 산양유단백분말을 혼합한 제품을 별도로 영업장에 보관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가 시작되자 인도 현지의 중개인에게 지시해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사와 B사 대표는 구속됐으며, 나머지 일당은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김 단장은 “이번 수사에서 적발된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우유를 표시하지 않은 제품이 더 이상 유통·판매되지 않도록 업체에서 보관 중인 총 4.4톤을 즉시 압수하고, 이미 유통·판매된 제품은 회수하도록 조치했다”며 “앞으로도 위해식품 등이 수입·제조·유통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철저한 감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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