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정의선 회장 자택 인근 시위
파업 위기 넘겼지만 교섭 진전 없어
임금 인상 규모 두고 노사 입장차 커
백철승 신임 대표, 18일 업무 시작해
백 대표가 노사 갈등 해결할지 관심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노조의 파업 중단으로 교섭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표이사 교체로 일정이 뒤로 미뤄지게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전날 서울 용산구에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8일부터 정의선 회장 자택 인근에서만 8차례 시위에 나섰다. 파업을 중단하고 지난 11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임단협을 위한 투쟁 기조는 지속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업무에 복귀했지만, 회사 측이 대표이사 교체를 명분으로 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올해 임단협 현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쟁점은 임금 부분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 등의 임금 인상 규모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11조6940억원) 기준 23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170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대해 현대트랜시스 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기본급 9만6000원 인상(정기승급분 포함) ▲경영 성과급 300%+700만원 ▲격려금 100%+500만원(상품권 20만원 포함) 정도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번에 현대트랜시스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된 백철승 부사장은 가장 먼저 노사 갈등 해결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게 됐다.
백 대표는 현대차 체코법인장 및 구매본부 주요 보직을 거쳐 지난해부터 현대트랜시스 사업추진담당을 맡았으며, 취임 직후 직원에 보낸 메시지에서 "노사가 함께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고, 해결하자"며 노사 협력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 노사의 올해 임단협 상황을 보면 연내 타결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며 "백철승 대표가 꼬인 노사 관계를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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