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자사주 매입' 효과에 삼전 이틀째 14%대↑
장중 5만7500원까지 올라…'6만전자' 탈환할까
"단기주가 반등 긍정적, 중장기는 본업 확인해야"
앞서 삼성전자는 연일 하락하는 주가에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에 4년5개월만에 '4만전자'로 추락하는 등 속수무책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이번 자사주 매입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V자 반등에 나서면서 '6만전자' 마저 탈환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결정이 주가의 부양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주가가 하방인 5만원선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선 ▲메모리 업황 개선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개선 ▲기술 경쟁력 회복 ▲파운드리 사업 부문 회복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1년간 10조원(시가총액 대비 2.8%)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18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3개월간 장내 매수를 통해 1차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소각에 나설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보통주 2조6827억원(5014만4628주), 우선주 3172억원(691만2036주) 등 총 3조원 규모로, 전체 유통주식수의 약 0.84%에 해당한다.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취득 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2거래일간 14% 넘게 올랐다. 18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92%(3700원) 급등한 5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4만전자'에서 단숨에 주가가 5만원대 중후반대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이에 '6만전자'까지는 불과 6% 남짓 남겨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고점(8만8800원) 대비 넉 달 만에 주가가 60% 넘게 하락하면서 유례없는 저평가 영역에 진입한 바 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4만9900원까지 하락하면서 확정실적 기준 PBR(Trailing PBR)은 역사적 최하단 수준인 0.83배까지 떨어진 바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약세는 시장에서 지난해부터 지적돼 오던 DRAM·파운드리의 구조적 경쟁력 열세, 스마트폰시장 성장 둔화, 경쟁력 상실,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의사 표명 지연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단기 주가 반등과 함께 주가가 안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하회한 것은 올해를 포함하면 총 5번이다. 이중 자사주 매입이 결정된 후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상승세를 시현하며, 주가 반등의 계기로 작용했다.
장민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에게 주가 5만원의 하방 지지선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건은 지난 2015년 2017년 진행된 '특별자사주 매입 프로그램'과 달리 주가 안정을 위한 2014년 자사주 매입 사례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시(2014년) 삼성전자의 주가는 3개월간 15.5%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3개월간 주가는 14.5% 상승했다"며 "이에 삼성전자의 주가순이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0.2배, 1.0배에서 10.6배, 1.1배로 상승했고,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듬해 주가의 하방 지지선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 주가 상승을 위해선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한 만큼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선 본업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향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 HBM 부문의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 부분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도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6세대 HBM)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by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