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면접 갈까, 말까…'의대 쏠림'에 '수시 포기' 늘어나나

기사등록 2024/11/17 09:00:00 최종수정 2024/11/17 10:28:31

수능 대박이라면 '수시납치' 피해야

합격예측 서비스 면밀한 분석 필요

의대 증원…최상위권도 등록 포기↑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5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전날 치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2024.11.15.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생각보다 수능을 잘 봐서 '수시 납치' 당할 것 같아요", "면접 안 보러 가면 '수시 납치' 피할 수 있나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이후 입시 커뮤니티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수시 납치'다. 수시 납치는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은 학생이 이미 수시 전형에 합격해 더 좋은 학교의 정시에 지원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17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수능 이후에는 가채점을 통해 자기 성적을 분석하고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면 굳이 수시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대성학원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이 확실한 경우라면 정시 지원 가능선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시로 쓴 대학이 정시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대학별고사에 응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제는 이번 수능이 무작정 쉽지 만은 않았다는 점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일정한 변별력을 확보하는 수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국어, 수학에서 2024학년도보다 쉬웠다는 의미가 곧 '쉬운 수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국어, 수학 모두 표준점수 최고점이 130 후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쉽기만한 시험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럴 땐 '망했다'고 생각한 수능이 생각보다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학별 고사 응시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 입시업체들은 온라인 모의지원 및 합격예측 서비스를 통해 희망 대학의 경쟁률이나 학생들의 지원 패턴 등을 예상해 보며 자신만의 지원 전략을 세워 나가야 한다고 당부한다.

◆최상위권 대학 등록, 얼마나 포기할까

특히 올해는 의대 진학을 위해 최상위권 대학 등록을 포기하는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 수시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수시 최초 합격생 중 2087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전체 합격생의 30.1% 규모다.

서울대 수시 등록을 포기한 학생은 지난해 145명에서 160명(전체 합격생 중 7.3%)으로 전년보다 15명 늘었다. 서울대 수시 등록 포기 학생은 자연계 141명, 인문계 19명으로 대부분 자연계다. 상당수가 의대 진학을 위해 수시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의대 수시 합격자의 등록 포기율도 주목할 지점이다. 2024학년도에는 의대 수시 합격생 100.7%가 등록을 포기했다. 여러 의대의 수시에 중복 합격한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을 선택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지난해 의대 수시 모집정원은 1658명이었는데 추가 합격자는 1670명으로 집계됐다. 의대 수시합격생 전원이 타 대학 중복합격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성균관대는 모집인원이 25명이었는데 추가 합격자가 52명이었다. 추가 합격 규모가 모집인원의 2배가 넘는다. 가톨릭관동대(296.2%), 충북대(226.3%), 조선대(213.6%), 을지대(204.2%)도 추가 합격 규모가 모집인원의 2배 이상이다.

2025학년도 의대 수시 모집정원은 3010명으로 전년 대비 1138명 늘어났다. 중복 합격으로 인한 이탈 현상은 전년보다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이 크게 늘어난 만큼 비수도권 의대의 등록 포기 인원이 전례 없이 늘어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