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가 남긴 것①]"韓, 콘솔 불모지?"…멀티플랫폼 승부수 띄운 K-게임

기사등록 2024/11/16 08:30:00

넥슨·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 PC·콘솔 멀티 지원작 출품 '눈길'

콘솔 시장 규모 증가에 라이온하트 등 콘솔 도전한 게임사 늘어

방준혁 넷마블 의장 "멀티플랫폼 무조건 성공 보장 없어" 조언

[부산=뉴시스] 윤정민 기자 = 넥슨은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4'에서 ▲슈퍼바이브 ▲퍼스트 버서커: 카잔 ▲프로젝트 오버킬 ▲환세취호전 온라인 등 게임 4종의 시연 기회를 제공한다. 영상은 PC·콘솔 멀티플랫폼 지원하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 2024.11.14. alpac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윤정민 오동현 기자 = "요즘 나오는 게임 30~40%는 멀티플랫폼으로 이미 이동하고 있다. 개발되고 있는 게임 70~80%도 멀티플랫폼 전략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의 '지스타 2024' 출품작의 공통점은 '멀티 플랫폼'이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 게임 수요를 폭넓게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수상한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경쟁작이었던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도 멀티 플랫폼을 지원하며 글로벌 게임 이용자를 불러 모았다. 시프트업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도 내년 중에 PC 버전을 출시해 이용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은 멀티 플랫폼 전략이 향후 게임 시장에서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콘솔 시장이 차지는 비중이 큰 만큼 향후 지스타에 나올 출품작도 대부분 멀티 플랫폼 기반으로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멀티 플랫폼 게임 앞다퉈 공개한 K-게임사, PC·콘솔 대작 '눈길'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 중인 신작 '아크 레이더스'  *재판매 및 DB 금지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 출품작을 살펴보면 최소 1종 이상은 멀티 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이었다.

넥슨의 경우 '슈퍼바이브'를 제외한 4종 모두 멀티 플랫폼으로 나올 예정이다. '프로젝트 오버킬'과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PC·모바일,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아크 레이더스'는 PC·콘솔로 출시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넷마블이 다음 달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4'에 참여해 100부스, 170개 시연대로 구성된 전시관을 갖춘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출품작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사진=넷마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넷마블이 출품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몬길: 스타 다이브' 모두 멀티 플랫폼 기반이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왕좌의 게임' 팬덤이 자리잡은 서구권을 공략하기 위해 서구권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PC·콘솔 플랫폼으로 나올 예정이다.

'몬길: 스타 다이브'의 경우 PC, 콘솔, 모바일 모두 지원한다. 모바일 RPG '몬스터길들이기'를 즐겼던 게이머들은 어떤 기기를 가지고 있더라고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부산=뉴시스] 크래프톤 '딩컴 투게더' 스크린샷 (사진=크래프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크래프톤 출품작 5종 중 '딩컴 투게더'가 PC, 모바일 동시에 지원한다. '호주판 동물의숲'으로 평가받는 '딩컴' IP 기반 게임으로 호주를 배경으로 한 세계관에서 다양한 동식물과 자연환경을 만날 수 있고 채집, 건설, 탐험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펄어비스도 '붉은사막'을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한다. 이 게임사는 이미 '검은사막'을 PC·콘솔 등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해 글로벌 흥행을 경험한 바 있다. 펄어비스 개발진은 일찌감치 '검은사막' 차기작에 대해 콘솔을 포함한 멀티 플랫폼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부산=뉴시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프로젝트S'(가칭) (사진=라이온하트 제공)

2021년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K-게임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거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도 PC·콘솔 멀티플랫폼 게임에 도전한다.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 S'(가칭)로 언리얼 엔진5로 제작 중인 AAA급 루트 슈터 장르 게임이다.

'프로젝트 S'와 함께 출품된 '프로젝트 Q'(가칭)도 PC와 모바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MMORPG다. 북유럽 신화의 대서사시 '에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 중이며 내년 하반기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김재영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의장은 지스타에서 열린 신작 간담회에서 "하나의 장르, 하나의 성공 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도전적인 작품들을 준비했다"며 멀티 플랫폼 게임 성공에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벌 인기 게임 거듭나려면 무조건 PC·콘솔 투 트랙?…보장 못해"
[부산=뉴시스] 윤정민 기자 = 15일 오후 부산 벡스코 '지스타 2024'에서 참관객들이 펄어비스 '붉은사막'을 콘솔로 플레이하고 있다. 2024.11.15. alpac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게임사들이 특히 PC·콘솔 멀티 플랫폼 전략을 내세운 데는 콘솔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591억4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오른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도 6.4% 증가한 1조1196억원이다.

PC, 모바일에 주력했던 한국 게임사 입장에서는 콘솔 게이머 확보 전략이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진행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에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을 선보이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PC·콘솔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뉴시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이 14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제공)

관건은 멀티 플랫폼 전략에 따른 개발비 부담이다. 두 가지 이상 플랫폼에 운용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니 개발 기간과 함께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방 의장도 이번 지스타에서 멀티 플랫폼 전략을 취할 때 시장 상황을 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방 의장은 "PC와 콘솔로 모두 출시하면 빌드 수정이 늘어나 개발 기간이 길어진다. 모바일과 PC 플랫폼을 함께 지원한 뒤 이른 시간 안에 콘솔까지 출시하며 목표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바일-PC-콘솔 동시 출시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같은 빌드로 플랫폼만 달리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모바일-PC-콘솔에 동시 출시하게 되면 개발 기간이 상당히 늦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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