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과 X 등에 M-1978/1989 곡산 170㎜ 추정 사진 나돌아
rfa "北 자주포 독립적 확인 안 돼…우크라전 투입 무기일 가능성”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북한이 자체 개발한 장거리 자주포인 일명 ‘주체포’가 러시아의 한 도시에서 포착됐다며 관련 사진이 돌고 있어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될 북한 무기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텔레그램에는 M-1989로 추정되는 북한 자주포가 도로를 지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14일 게재됐다.
M-1989 주체포는 북한이 개발한 170㎜ 자주포의 명칭으로 주체포의 후기형이다.
북한이 기존에 사용하던 M-1978 자주포에 새로운 차체를 결합한 대구경 장거리 자주포로 2018년 평양의 열병식에 등장한 바 있다고 rfa는 전했다.
텔레그램 게시물은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자주포와 러시아에서 촬영된 자주포를 비교해서 보여줬는데 차제 외형과 바퀴, 차체 옆면에 새겨진 숫자들이 매우 흡사하다.
또 다른 SNS인 X(옛 트위터)에도 러시아에 처음으로 등장한 북한의 ‘곡산 주체포’로 소개됐다.
우크라이나 군사 분야 계정 Status-6는 14일 “북한제 M-1978/1989 곡산 170㎜ SPGs가 러시아로 반입됐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사진”이라며 관련 사진을 올렸다.
그의 X에는 이 사진이 촬영된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도 올렸다. 카자흐스탄과 몽골 사이 북쪽의 크라스노야르스크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꽤 먼 곳이고, 북한에서 러시아로 철도를 통해 줄곧 운반됐을지 의문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이 도시는 최근 파병된 북한군이 교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크루스크 지역에서 약 4400㎞ 떨어진 곳이다.
또 다른 사용자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이런 포를 요구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는 1차 대전 이전의 것들로 러시아가 충분히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rfa는 텔레그램 계정에 사진은 러시아 내에서 촬영된 북한 자주포로 추정되지만 사진의 정확성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미연합군에서는 황해북도 곡산군에서 1978년 처음 발견된 무기라고 해서 전기형 주체포에 M-1978 곡산이라는 이름을 붙인바 있다.
미 국방부는 북한 주체포의 러시아 배치에 대한 14일 rfa의 논평 요청에 “정보 문제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국방부는 북러 간 협력 증가를 감시해 왔다”고만 밝혔다.
러시아가 북한 주체포를 구매했을 가능성은 이전에도 여러번 제기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난해 7월 북한 ‘전승절’(정전협정 기념일) 70주년을 맞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방북했을 때 북한과 탄약 및 M-1989 구매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당시 러시아 반부패 및 반고문 단체 ‘굴라구넷’이 접촉한 러시아 국방부 내부자는 “쇼이구 장관이 북한에서 170㎜ 주체포 M-1989와 오래된 여러 ‘고물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지난 10월 18일 온라인상에 러시아 주둔 북한군들의 보급품 수령 영상이 공개될 당시 우크라이나 무장단체 아테쉬’(ATESH)는 텔레그램에 러시아 포병부대가 북한의 자주포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고 rfa는 전했다.
이 단체는 “이러한 훈련은 러시아가 자주포를 독립적으로 생산 및 수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북한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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