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4년5개월 만에 5만원대 밑으로
코스닥 지수 올 들어 20% 넘게 급락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1.78포인트(0.07%) 오른 2418.8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 이후 4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걷던 지수는 닷새 만에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수가 모처럼 반등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웃지 못했다. 증시 대장주이자 개인 투자자들의 최선호주인 삼성전자가 5만원대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개인은 지난 9월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 주식 15조1764억원을 쓸어담은 바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 700원(1.38%) 내린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가 5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20년 6월15일(4만9900원)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5만원대 마저 무너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특히 장 초반부터 큰 폭의 낙폭을 보였던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장 막판 동시호가 거래 시간에서 물량이 쏟아지며 예상치 못하게 5만원대가 무너졌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지수 또한 충격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속을 까맣게 태웠다. 전날 코스피가 힘겨운 반등에 성공했지만 코스닥 지수는 1% 넘게 급락하며 나흘 연속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초 866.57에 출발했지만 전날 기준 681.56으로 낮아졌다. 올 들어서만 185.01포인트 빠진 것으로 수익률은 마이너스(-) 21.35%에 달한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수익률 꼴찌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다. 주가 급락에 따라 반대매매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상당하다.
일부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우려, 늦어진 금리 인하 시기 등 코스닥 시장의 하락 원인으로 작용하던 요인들이 점차 해소되면서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희망론도 나오지만, 2차전지를 필두로 한 코스닥 시장의 투심은 이미 차갑게 얼어붙은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전날 코스피의 반등으로 그간 이어졌던 큰 폭의 하락과 공포심리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매섭던 하락과 공포심리는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외국인 매도세는 이어지며 큰 폭의 반등은 일어나지 않고 있으나 기관 매수세 유입되며 주가 하방 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다. 증시 대장주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지만,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부진이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저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 삼성전자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또한 손실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연저점을 경신한 코스피200 지수는 전날 추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나타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가파른 하락을 보이면서 코스피200을 기초 자산으로 한 일부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에서 녹인(knock-in) 배리어를 터치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부진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한 ELS도 원금 손실 구간에 돌입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9월 이후 삼성전자를 15조2000억원 순매수하는 등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의 노출이 높아진 만큼 투심이 더욱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