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야외도서관서 근무인력이 열람 제한
서울시의회서도 한강 작품 놓고 이견 노출
서울시 서울도서관 도서관정책과는 지난달 30일 제기된 '서울야외도서관에서 한강 작가의 책을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냐'는 민원에 최근 답변을 내놨다.
서울야외도서관이란 서울광장·광화문광장·청계천 등 실외에서 책과 문화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친환경 도서관 행사다. 지난해 서울시민이 뽑은 정책 1위인 서울야외도서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혁신협의체(OPSI)'가 주관하는 '2023 정부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강 작가 작품의 경우, 이 야외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은 한강 작가의 작품을 혼자서는 읽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도서관은 최근 공개한 민원 답변에서 "서울야외도서관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야외도서관 현장에서 한강 작가의 도서 이용 시 현장에 상시 근무인력을 배치해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서 열람 시에도 아이들에게 보호자 동반 하에서만 열람 가능하며, 대출의 경우도 서울야외도서관 회원가입 시에만 가능하다"며 "아이들의 경우 한 번 더 확인을 거쳐 보호자의 동반 하에만 대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도서관은 "부모님 등 보호자의 지도 하에 도서에 대한 열람과 이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을 관리하고 있으니 이 점 참고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앞장서 축하하던 기존 태도와 다르다는 시선이 나오기도 한다.
시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지난달 17일 서울도서관 외벽 대형글판인 '서울꿈새김판' 문구를 '한강 작가님 덕분에 책 읽는 시민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로 바꿨다. '서울야외도서관에서 한강 등 많은 작가의 책들을 만나보세요'라는 문구도 적혔다.
나아가 시는 야외도서관에 한강 작가 책을 특별 전시하기도 했다. 시는 지난달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야외도서관인 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 책읽는 맑은냇가에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 저서 10종을 특별 전시했다. 20개 언어로 된 번역본까지 함께 전시한 바 있다.
서울시의회 이종배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지난 20일 제327회 정례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서울시 초중고 도서관 1310개 중 936개(71.5%)에 소설 '채식주의자'가 비치된 것에 항의했다.
이 의원은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에게 "학교 도서관에 책이 있으면 학생들도 쉽게 볼 수 있는데, 형부와 처제 간 부적절한 관계를 묘사한 책을 학생들이 보면 학생과 그 부모들이 받게 될 충격과 혼란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따졌다.
그는 또 "보수·진보 할 것 없이 대다수 시민들이 도서관 비치를 성토하고 비치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교육감은 학부모들의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 교육감은 "교육감이 특정 책이 비치돼야 하는가 안 해야 하는가는 판단할 수 없다"며 "학교 도서관은 학교 선생님들도 이용하고 성인들도 이용하게 돼 있다. 책을 비치하면 모든 청소년들이 그것을 다 읽는다고 판단하는 것은 조금 성급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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