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책 '소년이 온다' 주인공 유족…눈물 흔적 책 기증

기사등록 2024/11/13 17:45:54 최종수정 2024/11/13 20:58:16

문재학 열사 부친 "밑줄 그어가며 아들 그리워해"

어머니 김길자씨 "아들·남편 책 속에 있어 위안"

[광주=뉴시스] 문재학 열사 어머니 김길자씨가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를 기증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한강 작가를 노벨문학상으로 이끈 작품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유족이 책을 광주시에 기증했다.

광주시는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씨가 '소년이 온다' 미니북카페 개소식에서 책을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증된 책은 문재학 열사의 부친인 고(故) 문건양씨가 생전에 눈물을 흘리며 읽었던 책으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문씨는 빨간색으로 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었으며 '동호'라는 이름에 동그라미를 치고 '문재학'이라 쓰면서 아들을 그리워했다.

또 문씨는 지난 2014년 책이 출판되자 수십권을 구매해 주변사람들에게 배포했으며 2022년 세상을 떠났다.

문재학 열사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상업고등학교(현재 광주동성고) 1학년 재학 중에 시민수습대책위원으로 활동했다.

옛 전남도청에서 사상자들을 돌보고 유족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으며 5월 26일 계엄군이 광주로 재진입한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돌아가지 않고 도청에 남아 다음날 총격에 사망한 채 발견됐다.

한강 작가는 문재학 열사의 이야기를 책속에 동호라는 이름으로 서술하며 5·18을 조명했다.

책을 기증한 김씨는 "아들도 남편도 세상을 떠났지만 책 속에 남아있어 위안이 된다"며 "5·18이 잊혀지지 않도록 잘 가르쳐 달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기 위하 '소년이 온다' 미니북카페를 전일빌딩245에 개소했다. 북카페에서는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국내 유명 문인들의 작품 100여권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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