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인천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남측광장이 분홍색 고무장갑을 착용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서구 최초 대규모 김장 나눔 행사인 '제1회 서로 나눔 김장 대축제'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이다.
매년 단체 및 동별 소규모로 김장 나눔 행사를 진행하던 이들은 포근한 날씨만큼이나 따뜻한 손길로 김치를 담그기 시작했다.
소금에 절인 배춧잎 사이사이로 버무려진 양념을 능숙하게 넣던 중년 여성들 뒤로 "김장은 처음 해본다"며 멋쩍게 배추를 가다듬는 청년 무리가 눈에 띄었다.
프랜차이즈 '인생건어물맥주'를 운영하는 고형기 대표를 따라 함께 팔을 걷어붙인 인맥에프엔씨 직원들이었다.
30명의 직원은 서투르지만 꼼꼼한 손길로 김장 김치를 완성해 갔다.
인맥에프엔씨 유통사업부 과장 김병규(41)씨는 "몸은 힘들지만 우리 가족이 먹을 김치를 담근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면서 "요즘 경기가 힘든데 불우한 이웃들에게 이 김치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새마을부녀회원들이 능숙한 김장 솜씨만큼 뒷정리도 일사불란하게 끝낸 뒤 서로의 뭉친 어깨를 다독이고 있었다.
오류왕길동 새마을부녀회장 이정애(56·여)씨는 "어르신들이 한겨울 잘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봉사에 임했다"며 "다들 맛있게 잘 드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뉴시스 자원봉사단도 이번 김장 대축제에 힘을 보탰다. 대표이사부터 평기자까지 임직원들이 함께 참여해 한마음으로 김장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배우 김승수도 행사에 참여해 자원봉사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날 1500여명의 참가자가 담근 김장 김치는 무려 3만7765㎏에 달한다. 완성된 김치들은 각 단체와 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돌봄 이웃들에게 바로 전달됐다.
취약계층을 위한 김장 나눔 프로그램과 함께 개인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김장 체험 프로그램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전문 요리사 5명이 500여명의 가족 참여자에게 직접 김장 방법을 안내했다. 이를 통해 완성된 김치 일부는 다시 지역사회에 기부되기도 했다.
또 행사 말미에는 가수 김장훈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강범석 서구청장은 "김장 대축제에 참여한 많은 지역사회 단체·기관과 주민들께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제2회, 제3회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온기를 나눌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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