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미 연준 금리 인하에도 주담대 금리↑
4대銀 주담대 하단 4%대…"연말 관리 지속"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권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말에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금리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연 3.72~6.12%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달 11일 연 3.71~6.11%와 비슷한 수준으로 한 달 사이 금리 상단과 하단이 0.01%포인트 올랐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4%대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 4.12%, 신한은행 4.18%, 하나은행 4.21%, 우리은행 4.42%다.
한은이 지난달 3년2개월 만에 긴축 기조를 마무리했고 미 연준도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대출자들은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미 연준은 9월 0.5%포인트 인하 후 이달 0.25%포인트를 재차 내렸다.
그 사이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3.2~3.3%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5년물 금리는 11일 3.253%를 기록했다. 한 달 전(3.304%)과 비교하면 0.051%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변동에도 주담대 금리는 최소 연말까지 내려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부과한 가산금리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가산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면 주담대 금리가 지금보다 0.05~0.1%포인트가량 내려갔을 것으로 본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인상해왔다. 7, 8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대출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가산금리가 내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목표치를 맞추기 어려워지면 가산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목표치가 '리셋'되면 대출금리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 연초 당국의 기조 변화 등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27일 입주가 시작되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의 잔금대출을 취급하면서 대출 잔액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확정된 5대 은행의 대출 한도는 9500억원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이 대출 여력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잔금대출 한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둔촌주공 잔금대출로 인해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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