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 공급망, 중국·인도 집중
향후 정책에 따라 변화 가능성 커져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탈중국’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에 집중된 미국의 원료의약품 공급망이 향후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약전을 제·개정하고 표준품 및 교육을 제공하는 미국약전위원회(USP)가 최근 미국의 의약품 공급 지도를 발표했다.
USP는 기존 제조국 집중도를 이해하기 위해 최신 원료의약품(API) 등록자료(DMF)를 분석했다. API DMF는 인체 의약품의 제조, 가공, 포장 및 보관에 사용되는 시설, 프로세스 또는 물품에 대한 기밀 세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API 제조업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는 문서이다.
이번에 발표된 USP 의약품 공급 지도는 2021년에 실시한 API DMF 분석에 대한 업데이트 버전이다. 다만 생산 수량 등에 대한 정보는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았다.
USP가 분석한 국가별 활성 API DMF 등록 추이를 보면, 인도와 중국은 최고의 API 제조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2000년 API DMF 신고 건수가 19%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API DMF 신고 건수의 62%를 차지했다. 다만 가장 최근인 2023년에는 API DMF의 50%를 보유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여전히 API DMF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지만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의 API 제조 능력은 최근 몇 년 동안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중국은 134건의 API DMF를 제출했으나, 2023년에는 이 수치가 219건으로 급증해 2년 동안 6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신고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유럽의 점유율은 2000년 42%에서 2021년 7%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는 10% 수준이다. 미국은 2021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기준 API DMF가 4%에 그치고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전무)은 “미국의 경우 탈중국을 위한 움직임에 따른 것도 그렇지만, 원료의약품 공급망은 수요급증 및 채산성 악화, 제조시설 품질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자국 내 생산 및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자국 내 필수의약품 원료 생산을 위해 기존 생산시설 전용에 대한 보조금·세제 및 구매 인센티브 제공, 수입 원료의약품에 대한 출처 및 라벨링 강화 조치 등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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