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 심판 절차가 첫 공개 변론이 12일 열렸다. 청구인인 국회 측과 피청구인인 이 위원장 측은 탄핵 사유로 제시된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의 위법성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헌재는 국회가 상임위원을 추천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따져 묻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이 위원장 탄핵심판 사건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청구인 측에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피청구인 측에서는 이 위원장이 자리했다.
 
정 의원은 "2인 위원으로 방통위에 부여된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건 방통위법이 추구하는 입법 목적을 저해하는 것이고, 피청구인이 위원장으로 있는 한 위헌·위법적 심의·의결은 지속될 것으로 사료된다"며 "직무집행의 위헌·위법이 명백한 피소추자에 대한 탄핵을 인용해 권력 남용을 심판하고 견제와 균형이라는 삼권분립 원리가 살아있음을 확인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서 제 직무를 수행했다. 임기가 12일 앞으로 다가온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며 "제가 성실하게 법에 따라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에 따라서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국회 측은 이날 변론에서 탄핵 소추 사유로 거론된 방통위의 2인 의결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기 때문에 이 위원장에 대한 파면 요건이 충족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위원장 측은 2인 의결은 법과 절차상 문제가 없고, 국회가 탄핵소추권을 남용해 행정기관인 방통위를 식물기관으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양측 변론 이후에 헌법재판관들은 국회가 2023년 11월 최민희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 사퇴 이후 약 1년이 지나도록 상임위원을 추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적했다.

문형배 재판관은 "최 후보자가 여러 이유로 사퇴를 했는데 그렇다면 국회는 방통위원 3명을 추천해야 될 법률상 의무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형두 재판관은 "최 후보자가 사퇴한 2023년 11월 이후에는 국회가 3명을 추천할 수 있었는데 추천을 하지 않았다"며 "방통위는 일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김 재판관은 "헌법재판소에 대해서도 (국회가) 재판관을 추천하지 않고 있다"며 "그것도 국회가 제 일을 하지 않는 것인데 국회의 책임 외에 다른 누구의 책임이 있느냐. 그러면 국회의 뜻은 헌재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의원은 "대통령이 최 후보자를 방통위원에 임명했다면 사후 벌어질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회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관의 책임을 따진다면 대통령이 국회가 추천한 방통위원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2023년 11월 이후 국회가 여당이 추천한 저와 함께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해서 의결했다면 5인 체제가 완성됐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헌재는 2차 변론 기일을 다음달 3일로 열기로 했다. 2차 변론 기일에선 방통위 직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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