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양자 무역 적자 감경에 집중…한국도 관세 부과 위험"
11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어 "트럼프 당선인이 강경한 무역 정책을 취하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아시아 경제권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양자 무역 적자 감경에 집중…한국도 관세 부과 위험"
구체적으로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경제학자인 앤드류 틸턴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이후 중국과의 양자 무역 적자는 다소 감소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적자는 상당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일부 유력한 임명자들은 양자 무역 적자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그런데 다른 아시아 국가와의 무역 적자는 늘어나고 있어, 결국 미국이 해당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틸턴은 이 같은 상황을 이른바 '두더지 잡기'(Whack-a-Mole) 방식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관세 폭탄으로 대중(對中) 적자를 줄인 후엔, 한국과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적자도 같은 방식으로 경감하려 할 것이란 의미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감소'…한국·대만·베트남은 미국 상대로 '흑자'
미국 센서스(Census)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2791억1000만 달러(약 390조977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1기 집권 초기 이른바 '중국 때리기'를 시작한 2016년(3468억3000만 달러)에 비해 19.5% 감소한 것이다.
그 사이 한국과 대만,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을 상대로 높은 무역 흑자를 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 흑자는 444억4000만 달러(약 62조2604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대미 수출의 약 30%를 차지했다.
대만의 경우 올해 1분기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한 24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사상 최대치로, 대만은 정보기술(IT)과 시청각 제품 판매 등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베트남도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약 9개월간 900억 달러(약 126조1350억원)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이 밖에 인도와 일본도 미국을 상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전문가 "트럼프 관세,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더 큰 고통 안겨줄 것"
영국 투자은행 바클리스 분석가들은 지난 8일 보고서를 내어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맞은 가운데, 신흥 아시아 국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는 무역 정책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WB) 소속 경제학자들도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관세 정책이 아시아 국가에 "더 큰 고통"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대만이 한국과 싱가포르보다 그러한 위협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의 전 무역부장관인 마리 팡에스투도 지난 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FT) 코모디티 아시아 서밋' 행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무역이 여전히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무역 보호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양자적 적자가 있는 국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 대담 행사에선 최대 1000% 관세를 언급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