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원 중단 리스크 상쇄 기대감
美 공장 건립, 계획대로 추진할까
강제성 없어…"법안 실효성 크지 않을수도"
그동안 반도체 기업들이 한국 정부에 직접 보조금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과 공장 확대 등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으로부터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못 받을 우려가 큰 상황에서 반도체 특별법을 통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사업 리스크를 일정부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들린다.
다만, 특별법의 보조금 지원 항목이 강제성이 없어 기업들이 실효성 있는 혜택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정부 보조금 등 재정 지원 내용을 포함한 '반도체 특별법'을 이날 발의한다. 이 법은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글로벌 산업 분야에 변동성이 커진 만큼 한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 지원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반도체 특별법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직접적인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근거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이 법안 통과시 한국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반도체 특별법이 시행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비 부담이 줄어 미국 공장 건립도 예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공장 건설에 대해서만 보조금 지급이 이뤄져도 전사적인 투자비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최근 급등한 미국의 원자재비 및 인건비 비용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폐기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의 반도체 특별법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텍사스주)와 SK하이닉스(인디애나주)는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각각 64억 달러, 4억5000만 달러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줄곧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폐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할 우려가 커진 상태다.
지원법을 폐기하지 않더라도 지원 규모가 대대적으로 축소되거나 지원 조건이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이번 법안에 연구개발(R&D) 종사자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 규제 완화 방안도 포함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개발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법안에 보조금 지원에 대한 강제성이 담기지 않아 '세수 부족' 등 이유로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2년 연속 정부의 세수 부족이 확실시 되면서 당분간 직접 보조금 지원이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삼성 초기업노조가 52시간 근로 규제 완화에 비판하는 등 반발의 목소리도 커 계획대로 법안이 시행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반도체 지원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커졌다"며 "단 과거와 같이 법안이 무기한 계류될 여지가 있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지원 필요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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