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한국인 대상 비자 면제 정책 시행 시작
이미 비자 받은 방문객들이 대부분
겨울방학 등 수요 늘어나면 방문객 증가 기대
이날은 한국인 일반여권 소지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비자 면제 정책이 처음 발효된 날이다. 그동안 중국을 방문하려는 한국인들은 미리 비자를 신청해 발급받아야 입국이 가능했다.
이날 오전 서우두공항 T3(터미널3) 입국장에서는 한국인 방문객들을 기다리는 한국 여행사들의 환영 문구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왔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졌지만 시행 첫 날인 만큼 비자 없이 입국한 한국인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입국하는 한국인들도 그다지 늘어나진 않은 모습이었다. 비자 면제 정책이 발표된 것은 불과 일주일 전이어서 이미 사전에 방문 일정을 계획했던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일찌감치 비자를 신청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날 입국장에서 만난 20대 한국인 여성 A씨는 "중국에 처음 왔다.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왔다"며 "비자 면제가 시행될 줄 몰라서 비자 받아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난달 25일에 비자를 신청해 나흘 만에 받았다"면서 "괜히 비자 신청하느라 돈만 들었네요"라며 웃었다.
또 다른 20대 한국인 여성 B씨는 "이미 비자를 받아놓은 상태라 그걸로 들어왔다"며 "입국심사를 할 때 비자를 보는 것 같긴 했고 왜 왔는지, 누구를 만나러 왔는지, 언제 가는지 등 기본적인 것을 물어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행한 뒤에 좋으면 다시 또 올 것 같긴 하다"고 덧붙였다.
비자 면제 정책이 발표되면서 비슷한 시기에 이미 비자를 신청한 이들 사이에서는 비용 환불 요구 등으로 일부 혼선도 있는 분위기다.
해당 카페의 또 다른 이용자는 "(비자 면제 발표 직전인)1일날 비자 접수했다. 4일 9시에 (비자센터에)전화했더니 직원분이 영사관에 넘겨서 환불이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런데 규정이 갑자기 바뀌어서 4일에 찾아오신 몇몇 분은 환불해줬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서우두공항에 입국한 60대 남성 C씨도 "단체관광 비자로 왔는데 여행을 오기로 한 뒤 비자 면제가 발표됐다"며 "이미 낸 비자 비용을 환불해달라고 요청도 해봤는데 해줄 수 없다고 해 아쉬웠다"고 했다.
일단 이번 비자 면제 시행으로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한국인들은 어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이향숙(41)씨는 "이달 베이징에 머무는 지인에 방문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고민만 하다가 이번 비자 면제 소식에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어 중국행 항공편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국행 항공편 예약이 일주일 전보다는 조금 늘긴 했다"면서도 "지금은 비수기이고 아직 겨울방학이 시작되지 않아 눈에 띄는 변화가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1∼2주 정도나 11월이 지나봐야 어느 정도 실효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자유여행은 상하이나 칭다오 등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 1일 한국을 일방적 비자 면제 대상국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일부터 한국인 일반여권 소지자가 비즈니스, 여행·관광, 친척·친구 방문을 위해 중국에 오는 경우 15일을 초과하지 않는 기간 내에서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일방적 비자 면제 정책은 내년 12월31일까지 적용된다.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일시적 비자 면제를 허용한 것은 수교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국내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국인 관광객 방문을 늘리기 위해 최근 일방적 비자 면제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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