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늑장 사퇴부터 가자 전쟁, 트랜스젠더 입장까지 내부서 비판론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각) '망연자실한 민주당원은 서로를 비난하며 어두운 미래를 응시한다' 제하 기사를 통해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 내부 분위기를 상세히 전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한 것은 물론 상원 다수당 지위마저 공화당에 빼앗겼다.
비난전의 맨 앞줄에 선 인물은 단연 바이든 대통령이다. 대선 이후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후보 자리를 내어준 바이든 대통령의 심정을 묻는 말이 쏟아졌다. 일부는 그가 너무 늦게 물러났다고 지적하지만, 일부는 물러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대통령은 부통령에게 횃불을 넘긴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라며 "그는 그때 그것이 옳은 결정이라고 믿었다"라고 항변했다. 아울러 "그녀(해리스)가 첫날부터 (팀을) 이끌 준비가 됐다고 믿었다"라고 강조했다.
후보 사퇴 및 해리스 부통령 지원이 옳은 결정이었다는 입장이지만, '그때'라고 단서를 붙인 점에서 미묘한 뉘앙스도 느껴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에 올해 대선에서 중도 하차할 생각이 아니었다. 사퇴의 도화선이 된 TV토론 이후에도 한동안 완주 의사를 고집했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이런 견해에 반대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의 앞길을 막은 것이 아니며, 젊은 남성과 라틴계 유권자 등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의 메시지에 긍정적이지 않은 이들이 포진해 "좁힐 수 없는 격차"가 있었다는 것이다.
후보 본인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판도 있다. 특히 중동 정세를 어지럽힌 가자 전쟁과 관련한 비판이 적지 않은데, 해리스 부통령이 이스라엘을 지지한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노선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로 인해 아랍계 지지자들을 분노하게 한 대가를 치렀다는 것이다.
당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도 있다. 2020년 대선에 도전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주요 패인으로 "노동자의 민주당 이탈 경향"을 들었다. 백인 노동자의 이탈이 이제는 라틴계와 흑인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 대부분이 속하는 노동 계층을 민주당이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소속 세스 몰턴 하원의원은 "민주당은 많은 미국인이 직면한 문제에 솔직하기보다는 누구의 기분도 상하게 하지 않으려 애쓴다"라며 "내 딸들이 운동장에서 남성 또는 남성이었던 선수들에게 치이기를 원치 않지만, 나는 민주당원으로서 그렇게 말하기 두렵다"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의 젊은 진보파를 대변하는 파밀라 제야팔 하원의원은 이런 의견을 편견에 대한 굴복으로 본다. 그는 자신의 자녀가 트랜스젠더라고 밝힌 바 있다. 제야팔 의원은 "우리는 나의 자녀가 다른 아이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생각에 대항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NYT는 이처럼 여러 갈래로 쏟아지는 민주당 내부 비판을 지적, "민주당원들은 이념적인 균열로 빠르게 빠져들고 있다"라며 "다가올 정당 내부의 싸움에 대한 막후 예고"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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