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확정 후 엔·달러 환율 상승
시장에선 금리 인상 시점 놓고 의견 '분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돌아올 것이 확실해지면서 그가 내건 추가 관세와 감세 등을 배경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재연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약세·달러화 강세 현상이 진행됐다.
5일에는 대략 1달러=152엔대로 추이하고 있던 엔·달러 환율은 6일 트럼프가 판세에서 우세하다고 전해지자 154엔대까지 상승해 엔화 약세·달러화 강세가 진행됐다.
이에 7일 아침에는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이 "정부로서는 투기적인 동향을 포함해 외환시장을 지극히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재무성 간부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정권이 아니라 마켓"이라며 미 정권이 바뀌어도 환율이 과도하게 변동하면 지금까지와 같이 대응할 의향이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일본은행도 시장도 트럼프가 내건 정책은 '인플레이션적'이라고 인식한다. 미국의 장기 금리가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고, 미일의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엔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 상승 리스크가 높아진다.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판단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연내에 추가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견해를 강화하고 있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스와프시장(OIS·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의 금리를 토대로 토단리서치와 토단ICAP가 산출한 금리 인상 확률은 7일 시점에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가 48%로 가장 유력했다. 10월 회의 전에는 연내 금리 인상 확률이 약 30%였다.
다이이치생명연구소의 후지시로 고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엔화 약세가 진행돼 12월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개인소비도 상향 조정돼 임금도 내년 춘계 노사협상에서 순조롭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올릴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즈호증권의 우에노 타이야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새 정권의 출범은 2025년 1월로, 재무장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환율정책은 달라진다"고 지적하며 "엔화가 급격하게 약세를 보이면 12월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가늠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일본 국내로 눈을 돌리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은 의석 점유 과반수를 밑돌고, 국민민주당은 소득세 등의 비과세 한도를 103만엔에서 178만엔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실현되면 물가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10월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둘러싸고 "시간적인 여유는 있다"라는 표현을 썼다. 결정회의 후, 일본은행 간부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추가 금리인상을 향한 사전 정지작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닛케이는 "다시 말해 결정회의마다 정책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우에다 총재는 회견에서 "새 대통령이 내세우는 정책 여하에 따라서 새로운 리스크가 나온다. 각 회의에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