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 및 MRO 시장, 美 사업 부푼다[K조선 트럼프발 특수 기대②]

기사등록 2024/11/08 10:40:27 최종수정 2024/11/08 11:40:16
[서울=뉴시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HD현대) 2024.11.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군함과 선박의 보수·수리·정비(MRO) 분야에서 한미간 협력을 강조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관련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적인 건조 군함 능력을 토대로 향후 미군을 상대로 한 MRO 사업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한국 조선사 중 가장 먼저 미국 해군을 대상으로 MRO 계약을 따낸 곳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4만톤 규모의 미해군 군수지원함 MRO 계약을 수주했다.

해당 함정은 현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해 정비 및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조선소의 플로팅 설비를 활용한 육상 정비 작업도 함께 수행 중에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MSRA를 체결해 미군을 대상으로 MRO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MSRA는 미국 정부가 높은 유지∙보수 품질과 기술을 갖춘 조선업체와 맺는 인증 협약이다. 향후 5년간 양사는 미국 해군이 규정한 함정에 대한 MRO 사업 입찰에 공식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당시 한화오션이 맺은 수주 계약은 미국 해군이 아시아 지역에서 시범 사업 성격으로 진행하는 첫 사업이 향후 국내 조선사들에게 함정 MRO 시장 변화의 기점으로 평가 받았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한미 조선업 협력을 언급하면서 미국 해군과 사업 기회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MRO 사업 협력을 시장으로 향후 군함 건조까지 한국 조선사와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현재 미국 조선소의 기능이 대폭 쇠퇴하면서 군함 건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에는 미국 해군의 함정사업을 총괄하는 고위 장성들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토마스 앤더슨 소장과 윌리엄 그린 소장 등 미 해군 및 주한미국대사관 고위급 인사 13명은 경기도 시흥 한화오션 R&D캠퍼스과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를 찾아 각 사 함정 건조 역량을 확인했다.

이밖에 최근 김동관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스티븐 쾰러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직접 만나며 추가 협력 가능성을 키우기도 했다. 스티븐 쾰러 사령관은 사업장에서 정비를 진행 중인 '윌리 쉬라 함'을 직접 둘러보고 김 부회장을 통해 한화오션의 MRO 관리 시스템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간 조선 협력이 본격화할 경우 국내 조선사들이 누릴 반사이익 규모도 기대된다. MRO 사업은 연간 약 2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최근 조선사들의 새 캐시카우(현금창출원)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함정 MRO 시장은 올해 577억6000만달러(약 77조980억원)에서 2029년엔 636억2000만달러(약 84조9199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미국 함정 MRO 시장만 20조원 규모에 달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 대선 전부터 국내 조선업계가 MSRA 획득 등 발빠르게 MRO 시장에 대해 준비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국내 조선업의 군함 건조능력과 MRO 역량을 직접 언급한 만큼, 특수선 분야 긍정적 전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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