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지목 배경과 협력 분야는?[K조선 트럼프발 특수 기대①]

기사등록 2024/11/08 10:40:19 최종수정 2024/11/08 11:38:16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06.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미국의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계의 기술력과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향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발언을 해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윤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의 건조 능력을 알고 있으며,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길 원한다"며 향후 한국 조선업계에 정비·수리·운영(MRO), 나아가 함정 건조까지 맡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에서 조선업은 과거에는 중요한 산업이었으나 높은 생산비용과 인건비 등으로 인해 사실상 쇠퇴했다. 해군 선박은 여전히 미국 내에서 건조하고 있지만 상업용은 다른 나라에서 이뤄진다.

이를 대신하기 위해선 우방국 중 하나인 한국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특히 중국이 자국 수요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점유율을 압도적으로 키우고 있어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도 우방국 협조가 요구된다.

국내 업계가 주시하는 분야는 미 해군 MRO 사업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6000만달러(약 78조원)에서 2029년 636억2000만달러(약 88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의 규모만 연간 약 20조원을 차지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MSRA(함정 정비 협약)를 체결한 상태다. MSRA는 MRO 사업을 위해 조선사가 미국 정부와 맺는 협약으로 높은 유지·보수 품질과 기술을 갖춘 조선업체와 맺는 인증 협약이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총 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라델피아주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며 글로벌 MRO 전초기지를 구축했다. 지난 8월에는 처음으로 미 해군이 발주한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해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미군 군수지원함에 대한 창정비를 펼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MRO 사업 입찰에 뛰어들 계획이다.

미국과의 MRO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군함 건조 수주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다른 나라의 수주전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으로) 해군력 강화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미 해군 MRO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수혜가 있을 것"이라며 "주요 국가들의 안보 강화 기조로 잠수함, 수상함 등 군함 등의 수요 증가에 따른 국내 조선사 반사이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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