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TSMC 인재 적극 영입…"삼성도 안심 못한다"

기사등록 2024/11/08 11:17:57 최종수정 2024/11/08 12:34:16

화웨이 측, TSMC 직원들에 연봉 3배 제안 알려져

美 대중 반도체 제재 강화 앞두고 공격적 영입

"삼성도 인재유출 우려…보상 강화 등 대책 필요"

[선전(중국)=AP/뉴시스]지난 9월 25일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의 한 건물에 걸린 화웨이 로고의 모습. 2021.12.15.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인재 빼가기'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최근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엔지니어들에게 접촉해 현 급여의 3배에 달하는 조건을 제시하는 등 공격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대중 반도체 제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인 만큼 새 정부 출범 전까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고급 반도체 인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에 삼성전자 인재 유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및 보상 제도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이 인재 유출을 막으려면 인재를 잡을 뚜렷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8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IT업체 화웨이는 최신 모바일 칩을 생산하기 위해 최근 평균 3개월에 한 번씩 TSMC의 반도체 엔지니어들에게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에서 일할 직무와 급여 조건 등을 영입 대상 엔지니어들의 이메일로 보내며 이직을 권유한 것이다.

화웨이는 특히 TSMC 엔지니어들에게 현 급여의 3배에 달하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TSMC 엔지니어들의 연봉이 일반 직장인 평균치보다 훨씬 높은 것을 감안하면 수 억원대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화웨이는 이렇게 영입한 TSMC 인재들을 활용해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할 첨단 5나노 모바일 칩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등 다른 모바일 경쟁사들은 스마트폰에 3나노 칩을 탑재할 예정인 만큼 최신 칩을 개발해 성능을 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렇게 화웨이로 이직한 반도체 엔지니어들은 블랙리스트에 올라 미국과 협력하는 기업들로 다시 이직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이 때문에 TSMC 엔지니어들이 화웨이로 이직을 꺼리고 있다고 본다.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인재 빼가기는 통상 이직이 늘어나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에는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제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며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있는 것도 미묘한 변수다.

트럼프 2기 정부는 대중 반도체 제재를 기존보다 강력하게 시행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칩·장비·소재 등 각 분야에서 바이든 정부보다 더 세밀화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을 대상으로도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들린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성과급 및 보상 제도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고 있어 인재 유출 우려가 적지 않다.

앞서 삼성전자의 상무 출신 및 수석연구원 출신은 각각 중국 업체로부터 2~3배의 연봉과 자녀 교육비 등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당분간 최고 조건을 내걸며 인재 영입에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보상 제도 강화 등 인재를 지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7일 첫 파업에 돌입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 본사 모습. 2024.06.07. jt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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