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남극에서 3500㎞…호주 해변에 나타난 황제펭귄

기사등록 2024/11/10 00:30:00 최종수정 2024/11/10 00:57:32
[서울=뉴시스] 고향인 남극을 떠나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온 황제펭귄이 호주 해변에 나타나 화제다.(사진=CNN 갈무리)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최성웅 인턴기자 = 고향인 남극을 떠나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온 황제펭귄이 호주 해변에 나타나 화제다.

6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서호주 덴마크의 오션비치에서 황제펭귄 한 마리가 발견됐다.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된 이 수컷 황제펭귄은 발견 당시 영양실조 상태였으며 현재는 당국의 보호 아래 회복 중이다.

오션비치는 남극에서 북쪽으로 약 3500㎞ 떨어져 있다. 호주 현지에서는 펭귄이 실제로는 더 먼 거리를 수영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펭귄을 목격한 서퍼 애런 파울러는 "키가 약 1m에 달하는 펭귄이 바다에서 나와 우리 쪽으로 뒤뚱뒤뚱 걸어왔다"며 "눈인 줄 알고 배로 미끄러지려다 모래에 얼굴을 박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 황제펭귄은 18종의 펭귄 중 가장 큰 종으로, 키는 1.1m에 체중은 최대 40㎏에 달한다. 야생에서는 오직 남극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확인된 황제펭귄 가운데 남극 대륙으로부터 가장 북쪽에서 발견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의 연구원 벨린다 캐널은 "황제펭귄이 이렇게 북쪽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먹이를 찾기 위해 해류를 따라 이동하다가 평소보다 더 북쪽으로 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로 인한 해빙 감소가 황제펭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8월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남극 벨링스하우젠의 5개 황제펭귄 군집 중 4곳에서 2022년에 태어난 새끼가 단 한 마리도 생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광범위한 번식 실패는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가 현재 추세로 지속될 경우 2100년까지 황제펭귄 군집의 90% 이상이 '준멸종'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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