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심화…항공업계 '환승' 수혜[산업계가 본 트럼프시대⑦]

기사등록 2024/11/07 14:52:57 최종수정 2024/11/11 14:57:30

대(對)중국 정책 강경기조…환승수요 수혜

환율 폭등은 리스크…유류비 등 고정비용 부담

[서울=뉴시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2024.11.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한국 항공업계도 업계 지각변동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한국에서의 환승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리한 요인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폭등할 경우 항공업계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출범이 확정되면서 한국 항공사들은 긍정과 부정, 2가지 관점에서 향후 파장을 고려하고 있다.

먼저 긍정적 영향으로는 미중 갈등 심화로 양국 교류가 현재보다 경색될 경우 양국 간 직항 노선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미중 노선은 코로나19 이후 주당 30~40편 수준으로, 팬데믹 이전에 비해 70% 이상 급감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중국 항공사의 미국 직항 노선 증편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대신 한국 등을 거쳐 양국을 오가는 경우가 더 많아질 수 있고, 국내 항공사들은 이 같은 환승 수요가 늘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국 견제와 압박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돼 항공사들은 이 같은 환승 수요에 대한 추가 수익을 노리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중 간 교류가 줄고, 직항 노선이 축소된 만큼 한국 항공사들이 환승 수요를 잡아 수익성을 확대했었다"며 "국내 항공사는 환태평양 최대 노선사가 있는 만큼 더 큰 반사이익을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고정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항공사들에게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임을 확정한 직후 이미 환율은 크게 올랐다. 전날(6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이미 약 7개월 만에 1400원대를 넘어섰다. 이날 기준 서울외환시장 주간 거래에서도 1400원대를 돌파하며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 운영 비용 중 유류비는 매출 원가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이 유류비를 포함해 항공기 리스비 등 대부분의 영업비용 전체를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 경우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대한항공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400억원이 넘는 관련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라 항공사의 운영 비용과 운영 효율성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어, 각국의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유연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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