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께 진심어린 사과 말씀 드린다"
"임기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힘 쏟아 일할것"
"김여사 대외활동, 국민들이 싫다면 안 해야"
특검법엔 거부권 시사…"사법아닌 정치선동"
"명, 당선 후 축하받아…공천 왈가왈부 안해"
"당정 좋아질 것…야권, 와서 무릎꿇으란 것"
[서울=뉴시스] 김승민 하지현 최영서 한재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최근 국정 난맥상에 대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논란 등에 대해서도 연속 질문을 받으며 상세한 입장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부터 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인 뒤 "앞으로 챙기고 또 살펴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2027년 5월9일 저의 임기를 마치는 그 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을 하겠다. 초심으로 돌아가 매사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문 발표 이후 곧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 명씨 관련 논란에 대해 제한 없는 질문을 받았다.
◆"김 여사 활동 사실상 중단…특검은 사법 아닌 정치선동"
윤 대통령은 먼저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 "외교 관례상, 국익활동상 반드시 해야 된다고 판단한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외 활동은 국민들이 다 보시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좋아하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를 공식 보좌할 제2부속실장은 이날 발령냈다고 했다.
김 여사의 인사 개입, 선거개입 의혹에 관한 질문에는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좀 도와서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먹고 원만하게 잘하게 바라는 그런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그건 국어사전을 정리해야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검찰총장을 할 때부터 저를 타겟으로 하는 거지만 저의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그야말로 저를 타겟으로 해서 우리 제 처를 많이 악마화 시킨 게 있다"고 했다.
다만 "가릴 건 명확하게 가려야 하고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민들한테 걱정 끼쳐드린 건 그건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야권이 세 번째로 추진 중인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특검을 하니 마니를 국회가 결정하고, 또 국회가 사실상의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 명백히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된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2년 넘도록 수백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해서 김건희를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은 사람들을 조사했는데 기소를 못했지 않느냐"며 "사법작용이 아니라 정치선동"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제 신분이 변호사라면 아내를 디펜드(방어)해 줘야 한다. 그러나 검찰총장이나 대통령이라면 그건 할 수 없다"며 "이건 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명태균 의혹엔 "부적절한 일 없어…공천 왈가왈부 못해"
윤 대통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의 통화 녹취로 제기된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명씨와의 소통을 끊은 시점에 대해 "경선 뒷부분에 가서 그럴만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 연락하지 마라'고 한 적이 있고, 당선된 이후에 축하 전화를 받았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 "대변인 입장에서는 이렇고 저렇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우니까 경선 이후에는 사실상 연락을 안 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명씨가) 좋은 일로 전화를 했는데 '고맙다' 이야기는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당의 공천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고, 누구를 공천 주라 이런 얘기는 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김영선 전 의원이 후보자가 됐던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대해 공천관리위원장이 윤상현 의원이라는 사실도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을 가지고 제가 왈가왈부할 수도 없고, (당선인 시기) 인수위원회에서 진행되는 거를 꾸준히 보고받아야 돼서 저는 그야말로 고3 입시생 이상으로 바빴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명씨가 윤 대통령(당시 예비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늘 여론조사가 잘 나왔기 때문에 조작할 이유도 없고, 잘 안 나오더라도 그걸 조작한다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그런 짓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대통령실 차원의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저희 정부는 정책을 중심으로국민의 반응이 어떤지를 주로 하지,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정말 지금까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당정관계 좋아질 것…야, 탄핵·특검하며 오라는 건 무릎 꿇으란 것"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당정 갈등 질문에는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국민을 위해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가장 유능한 정부, 가장 유능하고 발 빠른 당이 되기 위해 일을 열심히 같이 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는가"라며 "(당과의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면 선공후사기 때문에 그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라며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정부와 대통령실과 당이 계속 머리를 맞대고 일을 하며 자주 만나야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같이 하면서 공통의 과업을 찾아나가야 한다"며 "국정감사도 끝났고, 저도 순방 다녀오면 좀 더 빠른 속도로 당과의 편한 소통 자리도 많이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한 데 대해서는 "난장판인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야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국회를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내년에는 꼭 가고 싶다"며 야권의 탄핵 압박, 각종 특검법 지속 추진 등을 지적하고 ""이렇게 하면서 국회에 오라는 건 국민들 보는 앞에서 대통령 무릎 꿇고 망신 좀 당해라 (하는 것)"이라며 "이건 정치를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자는 게 아니다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0%대 지지율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변화와 쇄신과 더 유능한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전체적으로 국민들이 속상해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지지율 폭락에 대해서는 "제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돼서 이 자리에 앉아있게 됐는데 사실은 'TK 지역의 절대적인 지지가 저를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며 "'얼마나 (저를) 아꼈으면 또 얼마나 실망이 크시겠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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