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연료' 재부상…선박 발주 확대[산업계가 본 트럼프 시대⑤]

기사등록 2024/11/07 14:19:12 최종수정 2024/11/11 14:57:15
[매리넷=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0년 6월2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매리넷의 조선소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06.26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조선업에서 한·미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석 연료 선호 의지를 밝힌 만큼, 원유·천연가스(LNG) 운반선에 강점이 있는 한국 조선업계의 수혜도 커질 수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선 유세 기간 동안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화석 연료 산업 부흥에 대한 정책을 약속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LNG 운반선 발주 증가가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석 연료 에너지 사업을 중시하고, 환경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기차 의무 명령 중단이나 내연기관 차량 세액 공제 확대, 파리 협정 탈퇴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화석 연료와 친환경 에너지의 다리 역할을 하는 '브릿지 에너지'의 운반선 건조에 특화된 한국 조선업계는 벌써부터 발주 확대 기대감이 들린다.

한국 조선업계는 LNG운반선 건조 능력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 선박은 한국 조선업계 수주 비율이 71%로 최대 경쟁자인 중국 조선소(27%)에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미국은 조선 산업이 후퇴하면서 신뢰할만한 우방국인 한국과 조선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세계적인 건조, 군함,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 분야에서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상선 건조에 이어 미국 해군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MRO) 사업 협력 강화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화오션이 군수지원함 윌리 쉬라호 MRO를 수주하며 20조원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 상선은 현지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존스법에 따라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 인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HD현대중공업도 수익성을 검토해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야드를 방문하기도 했고, 지난 7월 MRO 참가를 위한 함정정비협약도 체결했다.

화석 연료 산업의 업스트림 영역인 시추, 부유식 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 등의 발주 가능성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한화오션은 해양사업부에 고객사 출신 임원들을 영입하며 천연가스 벨류체인 수주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부유식 액화 천연가스 설비(FLNG) 기술을 특화해 해양 시설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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