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보편관세 부과 시 성장률 1.0%p 감소 예상
중국 견제로 대미 수출 감소 시 한국도 부정 영향
감세·국채발행 증가에…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도
전기차·친환경배터리 등 보조금 철회로 기업 악화
원전 등 전통산업 규제완화는 긍정 영향 시선도
[세종=뉴시스]용윤신 임하은 기자 = 도날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세계경제 및 한국 경제에 대한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폭탄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경제전문가들은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이 한국·중국 등 각국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일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트럼프 당선으로 10% 보편 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수출이 저하되고 투자가 위축되는 등 경제성장률(GDP)은 약 1.0% 포인트(p)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는 대미 수출의존도가 2023년 GDP의 6.3%를 차지하는 등 2015~2019년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성장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도 "미국이 한국 관세를 인상할 경우 미국 수출이 줄어들 것이고,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관세를 인상하는 경우에도 글로벌 경기가 위축돼 한국 수출에 부정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규철 실장은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경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투자를 이연시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며 "한국 수출품은 대부분 기계나 반도체 등 해외투자가 늘어야 수출이 늘어나는 '투자재'인 경우가 많은 만큼 해외에서 관세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늦추게 되면 한국 수출에 상당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 강화가 한국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 미국 우선을 경제적으로 실현하는 수단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관세"라며 "중국의 대미수출이 줄면 우리나라도 대중국 수출이 줄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거시금융실장도 "대중국에 대한 관세부과가 더 강화되면 중국이 세계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커져 경쟁이 높아지는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박미정 위원은 "미국이 대중국 관세 인상에 집중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수요는 둔화될 수 있지만 관세 격차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내 수출이 소폭 저하될 수 있지만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정영식 실장은 트럼프 정부의 거시경제 향방과 관련해 "트럼프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 부과, 재정정책 감세, 불법이민 차단 등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으면 금리 인하의 여력 자체가 약화되고 그렇게 되면 달러의 강세 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시장은 그렇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준경 교수는 "트럼프가 감세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미국의 적자 문제가 지금보다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재정적자가 커지면 금리 측면에서 미국이 국채발행을 많이 해야 하니 금리가 내려가기 어려운 문제가 있고 이게 한국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달러가 강해지면 우리나라 환율은 절하돼 물가에 압박이 될 수 있다. 트럼프의 주된 1차 타깃을 중국으로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뭔가를 찾지 못하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영식 실장은 "트럼프가 전기차나 친환경 배터리, 이차전지 보조금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말하기 때문에 그쪽 부분에 수출이나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원전이나 전통적인 산업들에 대한 부분들은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우리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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