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형·신형 아니면 보도 안 한 전례 있어"
경의선·동해선 폭파 때처럼 시차 두고 보도 가능성도
통일부 "2023년에도 SRBM 발사 미보도…예의주시"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이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대한 보도를 6일 하지 않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과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SRBM 발사에 대해 함구했다.
통상 미사일을 발사하면 이튿날 오전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여부 및 사거리, 최고고도 등을 상세히 공개하던 관행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을 시험발사 했을 때는 이례적으로 당일 신속하게 짧은 보도를 내놓으며 발사 사실을 부각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튿날 사진 여러 장과 함께 상세한 보도를 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5일 오전 7시30분께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SRBM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술핵탄두 '화산-31형'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600㎜ 초대형 방사포(KN-25)를 쏜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 군당국은 북한의 600㎜초대형방사포를 SRBM으로 분류한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보도하지 않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N-25는 기존에 이미 여러 차례 쐈다는 점에서 딱히 과시할 만한 특이점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실패했거나 김정은이 참관하지 않았거나 기존의 무기를 검증하는 차원에 그쳤다면 보도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며 "개량형이나 신형이면 국방력 강화를 보여준다는 의미로 보도했겠지만 KN-25는 이미 여러 차례 시험발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보도 한 다른 사례로는 미사일 발사에 실패하거나 발사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한 경우가 있다. 2022년 ICBM인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지만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했고, 북한 매체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우리 군이 관련 특이 동향을 포착한 것은 없다고 알려졌다.
시차를 두고 추후 보도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 육로를 폭파하고 이틀 뒤인 17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한 공화국 헌법의 요구"란 문장을 통해 지난달 7~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한국을 적대국가로 규정한 사실도 뒤늦게 시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023년에도 북한은 SRBM을 발사하고 공식매체에 보도하지 않은 사례들이 있었다"며 "이번에 미보도한 사유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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