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남산, 돈벌이 수단 아냐"…케이블카·곤돌라 모두 비판

기사등록 2024/11/05 14:35:35

서울환경연합, 시민의견서 서울시에 제출

[서울=뉴시스]환경단체, 남산곤돌라 관련 기자회견. 2024.11.05. (사진=서울환경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남산 곤돌라 공사를 시작한 서울시와 케이블카를 독점 운영해온 한국삭도공업이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환경 단체들이 양쪽을 다 비판했다.

서울환경연합은 5일 시청 정문 앞에서 남산 곤돌라 사업의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남산 곤돌라 사업에 대한 시민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서울시와 한국삭도공업을 모두 비판했다.

환경 단체들은 "60년째 독점적으로 케이블카 사업을 운영해온 민간사업자가 계속해서 배를 불리도록 둘 수 없다는 서울시의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남산의 생태계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와 한국삭도공업은 똑같이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조해민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는 "서울시도 한국삭도공업도 남산을 돈벌이로 보는 것은 매한가지"라며 "시민들은 곤돌라로 훼손될 남산의 자연환경을 걱정하고 있고 서울시에 곤돌라 사업 전면 재검토와 시민소통의 과정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영 생태도시팀장은 "하나의 산에 두 개의 삭도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의 독점적인 운영이 문제이더라도 독점 구도나 특혜는 그 자체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 공공예산을 투입해 비슷한 인프라를 조성해야 하는 이유라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최진우 생태도시전문위원은 "남산은 서울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공유재이자 자연자산임에도 서울시는 지금까지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에 대한 공청회나 토론회를 한 차례도 진행한 바 없다"며 "지금이라도 지속가능한 남산을 가꾸기 위한 의견을 시민들에게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30일 남산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 남산 곤돌라 설치 공사가 한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 9월5일 하부 승강장 조성 공사를 시작했다. 남산 곤돌라 공사가 서울시 계획대로 추진되면 2026년 봄부터는 명동과 충무로 쪽에서 남산 정상까지 곤돌라를 타고 5분 안에 올라갈 수 있다. 지정된 인원을 채워야 출발하는 케이블카와 달리 곤돌라는 캐빈 25대가 832m 구간을 계속 운행해 시간당 최대 1600명을 이송한다.

곤돌라 캐빈에는 휠체어나 유모차를 실을 수 있다. 그간 케이블카나 순환버스 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노년층이나 아이를 동반한 부모, 장애인 등 교통약자 등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남산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곤돌라 조성 계획에 기존 남산 케이블카 운영 업체는 반발하며 지난 8월 소송을 제기했다.

명동역 인근에서 남산 정상으로 연결된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은 남산숲지키기범시민연대, 동국대·숭의여대 학생 등과 함께 서울행정법원에 남산 곤돌라 사업 부지에 대한 서울시 도시시설 변경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업체 등은 서울시가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지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남산 곤돌라가 운영될 경우 ▲케이블카 이용객 감소로 인한 재산 피해 ▲인근 학교 학습권 침해 ▲자연환경 훼손 등이 우려된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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