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화질 지원하는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 공개
8K TV 아니어도 AI가 화질 최적화…사운드·밝기도 조절
"셋톱박스를 AI 허브로 진화"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KT가 IPTV(인터넷TV) 세계 최초로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대형 TV가 보편화되면서 고화질에 대한 이용자 수요가 높아진 것을 겨냥해 셋톱박스 안에 AI 기반의 8K UHD 칩셋을 탑재해 화질과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5일 8K 화질과 온디바이스 AI 칩셋을 동시에 탑재한 '지니 TV 셋톱박스 4'를 공개하고 “그동안 지니TV가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미디어 허브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는 생활 편의 기능을 강화해 AI 허브로서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니TV 셋톱박스4에는 8K(7680X4320, 3300만 화소) UHD 칩셋이 탑재됐다. 이 칩셋은 성능이 50% 향상된 CPU(중앙처리장치)와 AI 전용 프로세서(NPU, 신경망처리장치)를 갖췄다.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8K 업스케일링 기술을 통해 실시간 방송,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유튜브까지 기존 풀 HD 및 4K 콘텐츠를 초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8K 가전 TV가 아니라도 TV 사양에 맞춰준다.
김훈배 전무는 “실시간 채널 화질도 업스케일링이 완벽히 된다”라며 “오래된 시트콤 등 과거 콘텐츠도 8K로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4K나 풀HD 등 과거 구형 TV에서도 상향된 화질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KT가 IPTV 화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김훈배 전무는 “대형 TV가 일반화되면서 화질에 대한 이용자들의 실망감 극복하기 위한 1등 사업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AI가 가구 상황 맞게 화질·사운드·밝기 조절
지니 TV 셋톱박스 4는 화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AI 맞춤형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AI 시청 퀵모드'는 1인 가구, 자녀가 있는 가구, 시니어 가구의 상황에 맞게 화질·사운드·밝기 등의 기능들이 조합된 모드를 고를 수 있다. 조도 센서, 4개의 마이크, 안드로이드 TV OS 14, 돌비 애트모스를 탑재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TV화면이 잘 보이도록 암막 커튼을 쳐야했지만 이 셋톱박스를 이용하면 TV가 알아서 화면 밝기를 조절해 주고, 콘텐츠를 번갈아 볼 때마다 음량 조절의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AI가 볼륨을 자동으로 조절해준다는 것이다.
가전 기기 연결 과정도 개선됐다. 에어컨, 공기청정기, 조명 등 제어할 수 있고 스마트TV가 아닌 구형 TV에서도 지니4만 연결하면 된다. 예를 들어 리모컨으로 공기청정기를 연결한 뒤 ’공기청정기 꺼줘‘ 등 음성 명령을 내려 여러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AI로 실시간 자막도 제공한다. 유현중 KT 미디어플랫폼담당 상무는 “요즘 MZ들은 유튜브나 OTT를 볼 때 한국어 콘텐츠도 한국어 자막을 킨다”라며 “온디바이스AI가 한국어 자막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내년에는 영어, 중국,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KT는 IPTV 최초 로컬 서비스 ‘우리 동네’를 선보일 예정이다. 셋톱박스가 설치된 지역 위치 서비스를 통해 지역 소식이나 음식점 정보를 제공하고 내년에는 음성으로 음식을 배달 받을 수 있도록 배달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온디바이스AI, 화질 경쟁력으로 IPTV 성장세 둔화 대응
최근 KT를 비롯해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사들은 유료방송 시장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AI 기능 탑재에 매진하고 있다. KT는 AI로 IPTV 성장세 둔화에 대응하고 이용자들을 묶어두겠다는 전략이다. 김훈배 전무는 “셋톱박스에 새 기능을 계속 넣으면서 이용시간을 유지하면서 이용자에 노출되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 AI로 IPTV 시장에서 새로운 광고시장도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KT는 지난 4월 미디어 사업에서 콘텐츠 기획부터 투자, 제작, 마케팅 등 사업 전반의 AI 전환(AX)를 추진하고 내년 KT그룹 미디어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훈배 전무는 “내년 미디어 및 콘텐츠 매출 5조 달성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유어아너, 나의 해리에게 등 작품을 지니TV에서만 볼 수 있도록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VOD 플레이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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