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퇴보에 관세폭탄도 우려[美 대선 결과 주목하는 韓 산업계③]

기사등록 2024/11/05 14:32:14 최종수정 2024/11/05 15:06:16

트럼프 당선 시 관세 부담 불가피

전기차 보조금 폐지 아닌 축소 전망

현대차그룹, 미국 내 생산 거점 충분

생산 거점 활용해 관세 부담 줄일 듯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늘려 대응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미국 대선의 막이 오른 가운데, 한국 완성차 업계도 이번 대선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한국 완성차 업계의 셈법도 달라진다.

특히 한국 완성차 업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주목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수입품에 대한 10~20% 관세 부과를 공언한 만큼, 트럼프 당선 시 한국 완성차 업계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충분한 생산 거점을 확보한 데다, 유연한 생산 체제로 하이브리드 비중 확대가 가능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는 해리스 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의 미국 정책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유사한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급진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관세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전보다 강력한 관세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한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중국산 수입품처럼 60% 관세율은 아니어도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에 대해 회의적인 것도 부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전면 폐지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량 축소 등은 실현될 확률이 높다.

[서울=뉴시스] 이달 초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직원들이 첫 생산 차량인 '아이오닉5' 생산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4.10.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생산 거점·유연 생산 체제로 대응
그러나 대응 여력은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 유연한 생산 체제 등을 통해 트럼프 정책들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 충분한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의 생산 능력은 연산 36만대 수준이고 기아 조지아 공장(KaGA)은 연산 34만대 규모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조지아주에 구축한 연산 30만대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지난달부터 가동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당초 계획대로 HMGMA를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활용하지 않고, 하이브리드를 함께 생산하는 체제를 갖췄다.

미국 내 생산 거점들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혼류 생산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시대가 출범하더라도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를 적극 생산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미국 시장에 하이브리드 인기가 높아지자 하이브리드 생산을 대폭 늘리며 판매량을 높이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실제 10월 미국에서만 2만1679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9% 급등한 수치로, 지금까지 월간 기준 최대 판매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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