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건물 옥상에 '10㎝ 빗물담기' 본격화…가이드라인 배포

기사등록 2024/11/04 06:00:00 최종수정 2024/11/04 06:06:16

도심지 풍수해 예방 위한 '건물 옥상 빗물담기' 본격 시행

구체적 가이드라인·지원방안 제시…민간 부문 확산 유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돼 있다. 2022.08.08.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시가 반복되는 극한 호우에 대비해 '건물 옥상 빗물담기'를 본격 시행한다.

시는 집중호우 시 건물 옥상에 빗물을 담아 도시 침수를 예방할 수 있는 '10㎝ 월류형 배수 홈통 설치 가이드라인'을 전국 최초로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10㎝ 월류형 배수 홈통은 서울시에서 자체 개발한 장치로 건축물 옥상 배수구에 설치하면, 빗물이 배수관을 타고 천천히 흐르게 돼 극한·집중호우 시 최대 10㎝ 높이의 빗물을 옥상에 일시 저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지표로 흐르는 빗물량을 줄이고, 하수관의 통수 부담을 완화해 침수 피해를 예방하게 된다.

시는 그간 공공 건축물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경험을 토대로 수자원 전문가, 연구원, 건축구조·시공 전문가, 서울시·자치구 관계부서 등 관련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민간 건축물까지 월류형 배수홈통 설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관악구 신림공영차고지 빗물저류조 공사현장을 찾아 풍수해 대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2023.06.20. jhope@newsis.com

현재 관악구 수도방위사령부, 서울대학교,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등 건축물 14개 동에 빗물담기 시설을 시범 설치해 최대 1400t의 빗물을 일시 저장할 수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대상 건물의 선정부터 설치, 유지 관리까지의 단계별 절차와 건축물 구조 안전, 옥상 방수 문제 등 건축주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사전 검토 기준과 공공 지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0㎝ 월류형 배수 홈통은 도심지 모든 건축물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와 자치구 주관 부서에서 침수취약지역 일대 건축물을 대상으로 주구조, 허용 적재하중, 방수설비, 지장물 현황 등을 종합 검토해 가능 여부를 판단한 뒤 설치를 진행하게 된다.

시는 최대 10㎝ 높이의 빗물 하중(100㎏f/㎡)을 지지하기 위해 옥상·지붕 설계하중이 최소 130㎏f/㎡ 이상인 건축물을 대상으로 설치를 검토한다. 필요 시 전문가의 구조 안전 검토를 이행해 건축물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서울시는 집중호우 시 건물 옥상에 빗물을 담아 도시 침수를 예방할 수 있는 '10㎝ 월류형 배수 홈통 설치 가이드라인'을 전국 최초로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4.11.04. photo@newsis.com

옥상 빗물담기로 인한 누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수 내구연한을 고려해 최근 5년 간 누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방수층 균열·탈락이 발견되지 않는 건축물을 대상으로 설치를 검토한다. 방수 보강이 필요한 경우 방수 시공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배포됐다. 10㎝ 월류형 배수 홈통 설치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이 필요한 경우 서울시 치수안전과(02-2133-3867)나 자치구 치수과로 문의하면 된다.

안대희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강남역 일대의 빗물 저류가 가능한 건축물 4875개 동에 10㎝ 월류형 배수 홈통을 설치할 경우 최대 8.34% 침수면적 감소 효과가 있다고 분석됐다"며 "건물 옥상 빗물 담기가 방재 인프라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심지에서 풍수해 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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