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내려가도…5대 은행 예적금에 '뭉칫돈'

기사등록 2024/11/02 10:00:00 최종수정 2024/11/02 11:04:16

5대銀 예적금, 지난달 12조↑

하나·우리·농협, 수신금리 인하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주요 은행의 예적금으로 지난달에도 12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개월째 증가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은 지난달 약 12조5000억원이 늘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42조133억원으로 전월보다 11조5420억원 증가했다. 5월부터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5월 16조8242억원, 6월 1조4462억원, 7월 18조1879억원, 8월 16조3256억원이 몰렸다. 9월에는 전월 대비 6540억원이 늘었으나 지난달에는 증가폭을 확대했다.

지난해 말(849조2957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92조7176억원이 불어났다.

정기적금 잔액은 38조9176억원으로 전월보다 9102억원 늘었다. 정기적금에는 4월부터 9월까지 매달 1조원 이상이 쏟아졌다. 4월 1조803억원, 5월 1조302억원, 6월 1조1252억원, 7월 1조1228억원, 8월 1조606억원, 9월 1조2157억원이 늘었다.

은행권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전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이자가 더 줄어들기 전에 자금을 예치하려는 수요로 인해 예적금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식 등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도 은행 예금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인 투자처를 선호하는 금융 소비자들은 예금금리 하락과 관계없이 은행에 자금을 예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이를 반영한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 인하 후 하나·우리·농협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하나은행은 전날부터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369정기예금 등 수신상품 11종에 대한 기본금리를 0.05%~0.25%포인트 내렸다.

이에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은 1년제 기본금리가 3.35%에서 3.30%로 0.05%포인트 낮아졌다. 369정기예금 1년제 기본금리는 3.00%에서 2.80%로 0.20%포인트 떨어졌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3일부터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0.40%포인트, 적립식 예금 금리를 0.25~0.55%포인트, 청약 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3일 적립식예금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 금리를 연 2.20%에서 2.00%로 0.20%포인트 낮췄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일부 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다른 은행들도 따라서 인하해왔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인 예금금리를 내리고 싶은 것은 자연스럽다. 특히 올해 3분기에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 계획을 고려해 예금금리가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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