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저가 선박 발주가 나오면 형식적인 참여에 그치며 인도 예정 선박을 고가 물량으로 채우고 있다.
한국 조선사들은 저가에 발주된 선박 대신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주문을 받고 있다. 3년~3년6개월치 일감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이윤이 남지 않는 선박을 수주할 이유가 없어졌다.
업계에선 "3~4개월 정도는 수주가 끊기더라도 일감이 충분한 정도"라며 "공정을 유지하기 위해 저가에 선박을 수주해야 했던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수주하는 선박 가격이 점점 상승하는 국면에 접어든 이유도 조선사가 저가 물량을 수주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들이 올해 수주한 LNG운반선은 8척이다. 올해 5월 계약 금액은 척당 3667억원으로 올해 2월의 척당 금액(3589억원) 소폭 상승했다.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는 올해 1월 척당 1586억5000만원에 수주했지만, 지난달 1698억0000원으로 상승했다.
이익이 남지 않을 선박 입찰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올해 중국 조선소로 대형 컨테이너선과 탱커 선박이 몰렸는데, 한국 조선소에 매력적이지 않은 물량이었다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10월 대형컨테이너선(1만6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6척을 수주했는데 이때 척당 가격이 2822억원에 달했다. 올해 1월 일본 선사가 중국 조선소에 발주한 1만3000TEU급 선박의 척당 가격 2301억원 보다 확연히 높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사들은 올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삼호는 올해 3분기 고가 물량 건조에 나서면서 영업이익률을 10.8%로 끌어 올렸다. 제조업 일반 영업이익률이 4~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호황 수혜를 누리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조선사들의 도크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 조선사로의 누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업계는 선박 인도 일정이 급한 선주, LNG 사업에 참여한 중국 합작 법인(JV) 등이 현재 중국 조선소를 찾고 있다고 본다. 중국 LNG 수요를 노린 기업 외에는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되는 LNG운반선은 한국에 맡기고 싶어한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 개선에 나서는 상황으로 당분간 일감 걱정이 없을 정도로 한국 조선사들의 조선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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