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책은 제작까지 약 1년 소요
텍스트 파일 인식하는 점자단말기 인기
점자 익히지 못한 장애인, TTS·오디오북 애용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최혜림 인턴기자 =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독서 붐'이 부는 가운데 '한국 점자의 날'이 오는 4일로 98주년을 맞이한다. 시각장애인들은 독서 열풍을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 점자를 소비하는 시각장애인들의 방식이 디지털화하고 있었다.
최근 시각장애인들은 도서를 음성으로 들려주는 텍스트 음성 변환(TTS) 장치나 오디오북을 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자책에 비해 입고가 빠르게 될 뿐만 아니라 중도 실명해 점자를 읽기 어려워하는 시각장애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이들은 점자정보단말기를 개인용 컴퓨터(PC)의 텍스트 파일과 연결해, 출력된 점자 패드로 독서를 즐기기도 한다.
시각장애인 서하늘(30)씨는 "옛날에는 점자책을 많이 읽었는데, 점자책은 비장애인들이 보는 도서에 비해 분량도 많고 두꺼워 요즘은 어플을 이용하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점자로 읽고 싶을 때는 점자정보단말기를 활용하고, 성우가 들려주는 오디오북은 또 새로운 느낌이라 같은 책을 점자와 오디오북으로 2번 읽을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점자정보단말기란 9개의 버튼이 달린 점자 입력 키보드와 32칸의 점자 표시가 가능한 점자 출력 패드, 음성 출력을 위한 스피커 등을 갖추고 있는 기기다. 단말기를 PC와 연결하면 독서뿐 아니라 문서 작성과 인터넷 검색 등도 가능해 ‘시각장애인용 노트북’이라고도 불린다.
점자 도서를 제작하는 데 길게는 1년까지 소요되고, 제작 비용이 상당해 빠르게 입고 되기 어렵다. 반면 주요 서점에서 e북을 구매하면 TTS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들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점자도서관 사서 윤유정(27)씨는 "비시각장애인이 보는 활자도서를 입력 봉사로 들여오는데, 파일을 검수하고 점역하는 등 3차 교정까지 거치느라 시간과 인건비가 많이 드는 편"이라며 "도서마다 다르지만 4배 이상의 비용이 들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들은 국립장애인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음성 자료와 점자정보단말기에 넣을 수 있는 텍스트 파일을 제공받고 있다. 신간이나 대학교, 대학원용 학습 교재 등을 대체자료로 제작해줄 것을 별도로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자료 제작도 시간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총장은 "자료 제작을 위해 일일이 타이핑하거나 녹음해야 해 최소 3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며 "출판사들이 전자파일 제공을 한다면 작업 기간이 훨씬 단축될텐데 파일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이 때는 수작업으로 제작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정모(29)씨는 "책의 일부를 부분 제작해 순차 제공하는 방식으로 받아볼 수는 있지만, 더 빨리 신청한 자료들을 받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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